12주 돌입. 체력은 엥꼬
타고나길 좋은 체력이라는 게 있다고 믿었다 짧지 않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 못지않게 물리적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하고, 그 긴 시간을 버틴 건 타고난 체력이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한 달에 2kg씩 총 6kg이 빠지는 극한의 스케줄을 겪어내고 나니 체력이 반토막 나는 걸 느낀 이후로는 체력에 대한 맹신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크게 아프지 않고 평균의 삶을 살아온 나로서는 평균(?)의 나이를 훌쩍 뛰어넘은 지금의 이 임신 상황이 매우 어렵다.
평소 11시 반이면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우리 회사는 12시부터 대략 자유시간을 갖는데 평소에 걷는 걸 좋아하는 나는 보통 근처 공원을 산책하곤 했다.
그렇게 걷고 나면 출퇴근 동선까지 더해서 평균 1만보를 걷게 되는데, 그래도 그 정도는 걸어줘야 군살이 좀 덜 붙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임신과 동시에 극한의 소화불량으로 인해 걷기라도 해야 속이 좀 편한 지경에 이르니 얼마나 걷는 게 몸에 무리가 없는 정도인지 궁금해졌다.
전시 하나 보고 사람 만나고 어쩌고 하면 뚜벅이인 우리 커플은 주말에 12000보는 우습게 뛰어넘는다. 뭔가 몸이 피로하다 싶으면 헛구역질이 올라오는데 촉이 온다 싶으면 여지없이 1만 보가 넘어가 있다.
의사 선생님께 임신 전엔 1만 보 이상은 자주 걸었다 했는데, 그래도 70~80% 수준 정도를 유지하시는 게 좋지 않겠냐고 권하셨으니 그걸 몸이 기억하는지 8 천보를 넘기면 빠르게 지치기 시작한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사무직이니 딱히 몸 쓸 일이 없어도 오후 3시면 헛구역질이 올라온다. 좀 신경을 많이 쓴 날은 1시부터 이미 시작.
차라리 몸을 쓰고 힘들어지면 괜찮은데, 당최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헛구역질이 올라오는 건 영 못할 짓이다.
이제 겨우 5cm 남짓한 작은 아가는 이제 본격적으로 모체에서 에너지를 빼가고 있는 모양이다.
식사량도 늘었다. 여전히 소화불량 상태가 유지되고 있지만 식사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못 버틸 몸이 됐달까?
2달간의 단축근무를 끝내고 오늘 정상근무 첫날.
이미 낮 1시 반부터 꾸준히 헛구역질이 올라왔고 퇴근길에 탄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격한 헛구역질....
아 정말... 왜 단축근무는 12주까지란 말인가. 단순하게 태아의 안정만 중요해서 설정한 기간인 건가 모체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힘들기 시작하는데 말이다.
2020년부터는 전체 임신기간에 다 단축근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건 나의 출산 이후. 물론 내년이라도 적용되는 게 다행이긴 하다. 이나라는 출산율을 위해 생각보다 고민이 없다. 단축근무를 해도 일이 많아지면 어차피 일은 하게 마련인데...
나의 체력은 오로지 아이를 낳는 그 순간을 위해 비축해놔야 한다는 선배 엄마들의 조언이 남달리 들리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