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바라보며 걷기
퇴사를 한 나는 일상 속 루틴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일어나 아침을 직접 만들어 먹고 운동을 가고 씻고 나와 읽고 싶은 책과 공부하고 싶던 교재를 챙겨 도서관이나 카페로 발걸음을 움직인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동네 걷기를 시작한다. 이것이 요즘 나의 하루 일상이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저녁시간 걷기다. 그동안 차를 타고 다니며 느끼지 못했던 걷기의 매력을 요즘 느끼고 있는 중이다. 지금 나에게 느껴지는 걷기의 가장 큰 매력은 여름의 향기를 짙게 맡을 수 있다는 점이다. 늘 멀리 캠핑을 가고 공원을 찾아가야 자연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걷다 보면 여름의 향기가 자연스레 내 콧속으로 밀려 들어오는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계절의 온도가 나에게 느껴지고 여름날의 초록초록한 색감들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여름의 체온, 체취, 눈빛이 보이기 시작하며 오늘의 여름과 눈맞춤 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걷기의 시간인 것 같다. 그 시간만큼은 불안이 사그라들고 그래도 오늘 하루 참 좋았던 하루였던 것 같다는 편안한 마음이 차오른다.
오늘을 살아가지만 오늘의 주변과 눈 맞춤 할 시간이 그동안 없었던 것 같다.
걷기는 그렇게 오늘과 눈맞춤 하는 나의 소중한 취미가 되었다.
그리고 어제 집 밖으로 나오니 평소보다 더 높은 열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 열기를 느낀 내 마음속 바로 떠오른 생각은 " 오늘은 날씨가 더 더워서 땀이 더 많이 나겠다. 오늘 운동 끝나고 씻고 나면 얼마나 더 개운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그만둔 후 내 마음에 여유와 긍정이 다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 새로운 일을 하며 유독 더 힘든 일을 겪게 되는 하루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면 되겠구나 라는 새로운 마음가짐도 잡아볼 수 있었다.
지금 누군가도 일을 그만두어 잠시 쉬고 있는 상태라면 같이 오늘 저녁 함께 걸어보았으면 좋겠다.
걷다 보면 오늘의 여름이 보이고 무거웠던 내 머릿속 고민들이 많이 걸어 무거워진 내 발걸음으로 옮겨져 머릿속은 한결 가벼워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은 더 힘차게 땅을 밀치고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