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나는 왜 이 브런치 같은 곳에서 저 그리스신화의 시지프스같이 보상 없는 노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브런치는 광고가 없기 때문에 심플하고 쾌적하다. 간혹 광고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블로그나 사이트를 접속할 때면 그 트래픽으로 인해 창을 여는 것조차 힘들 때가 있다. 정신없이 떠오르는 광고창의 X표시를 찾아 지우다 보면 그 일만으로도 벌써 지쳐버린다. 하지만, 적어도 브런치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가끔 시스템이 딜레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화면을 가득 메운 팝업창으로 수습조차 불가능한 다른 사이트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지연속도다. 비록 그 광고가 없기 때문에 작가는 수익을 얻지 못하지만 독자는 작가의 콘텐츠에 온전히 집중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 자유로운 소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보상체계가 없는 것은 많이 아쉽지만 그래서 작가들은 보상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로운 소재를 써낼 수 있다. 물론, 보상이 없기에 블로그 같은 폭발적인 인풋과 아웃풋은 없지만 그래도 그 보상이 없다는 점 때문에 지난 10년의 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많은 작가들이 보상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 된 점은 분명하다. 만약, 보상체계에 집착을 했다면 이런 다양함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셋째, 비록 한낱 부질없는 희망이지만 출간 작가가 된다는 희망이 있다. 물론, 해마다 늘어가는 브런치 작가 중에 공모전에 당선된다는 것은 정말 신기루 같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해마다 브런치팀의 지원을 받아 출간작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름 멋진 일이아닐까 싶다.
넷째, 브런치 작가님들로부터 따뜻한 혹은 냉철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어차피 쓰지 않으면 살 수 없는 DNA를 가진 사람들이 구태여 작가 신청까지 해서 모인 이곳이 아닌가?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써 내려가면서 자신과 비슷한 혹은 자신보다 식견이 좋은 동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꽤나 매력적인 일이라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애매모호한 브런치 만의 분위기라고 하는데 나는 나름 점잖은 이 브런치만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사실, 이렇게 나름대로 이유를 써 내려가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는 역시 쓰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 까닭에 돈 안 되는 이 짓(?)을 지금까지 계속해 온 것일 게다. 내게는 돈을 버는 일만큼 글을 쓰는 일 역시 중요하다.
다양한 이용자들의 바람을 반영해 보다 훌륭한 플랫폼으로 변화할 브런치에서, 앞으로도 작가님들과 이 소중하지만 돈이 안 되는 일을 함께 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