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은 공수 전환이 빠른 스포츠다. 복식경기에서 특히 로테이션이 중요하다. 작은 코트 안에서 두 사람이 좌우, 앞뒤로 계속 움직여줘야 한다. 대게 우리 팀이 공격인 상황에서는 앞뒤로 수비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좌우로. 말로만 듣거나 직접 해보지 않으면 쉽게 느껴지지만, 막상 코트 안에서 공수가 수시로 바뀌고, 셔틀콕이 빠르게 오가는 상황에서는 자리를 찾아가며 공을 치기 바쁘다. 정신없이 뛰다 보면 어느새 점수를 잃었거나 같은 편 중 한 사람만 열심히 뛰고 나는 공만 쳐다보다 승부가 끝난 적도 있다.
내가 혼자 열심히 뛴다고 해서 잘한 건 아니다. 뛰는 방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운동하면서 체력도 중요한 만큼 효율적으로 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팀을 내가 방해하면 결국 내 손해가 된다. 팀원을 힘들게 하면 그만큼 내가 더 뛰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팀원을 힘들게 한 것도 결국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내 잘못이다. 특히 공격 대형에서 수비 대형으로 빠르게 준비하지 못하면, 내 마음은 그런 의도가 아니더라도 ‘너 혼자 수비해’라는 뜻으로 비칠 수도 있다. 우리 팀 체력을 아끼면서 상대를 힘들게 해 점수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점수도 힘들게 얻어야 하고, 어렵게 득점에 성공하고서도 허무하게 점수를 내어줄 수도 있다.
배드민턴 복식경기는 나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기에 팀원과의 자리 내 위치가 중요하다. 같은 편이어도 나보다 상대 실력이 좋은 경우에는 상대가 칠 수 있게 놔줄 줄도 알아야 한다. 팀의 호흡이란 건 내가 들어가야 할 때와 나와야 할 때를 적절히 판단할 줄 아는 데 있다. 우리 팀을 방해하지 않고 피해 주지 않는다는 건 나의 이기적인 마음을 내려놓는 것, 파트너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하는 마음이다.
파트너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야 우리 팀이 수월하게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다. 서로 공을 치겠다고, 내가 더 잘하겠다고 나설수록 팀의 균형은 깨지고, 호흡은 무너진다. 배드민턴 복식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임이 아니다. 배려가 팀에 손해를 끼치거나 자신감을 무너뜨리는 일도 아니다. 진정한 시너지는 배려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계주에서는 바통 터치가 서로에게 믿음을 떠맡기는 과정이라고 한다. 계주에서 자리싸움에 대한 부담이 있기에 상대를 믿고 다음 타자 순서로 넘겨주는 것 라면, 배드민턴에서 파트너를 믿고 배려하며, 로테이션과 위치를 잘 찾는 것은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다. 혼자 해야 할 일을 둘이 나눠 맡는다면, 그만큼 부담도 덜하고, 부담이 덜어진 만큼 서로에게 오히려 신뢰를 주기도 한다. 파트너를 방해하지 않고 믿어주는 건, 팀원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아니라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