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다 싫다 서로 싸우고 멀어져도, 누구는 결혼하고, 다들 예쁘게 연애하고 사랑도 하는데, 왜 나한테만 이렇게 어려운 건지. 사랑은 대체 뭔지. 그래서 일단 쓰기로 했다. 쓰다 보면, 아팠던 과거도 이제는 추억이 된 나의 시간을 되짚어 보며 쓰다 보면 사랑이 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쓰다 보면 사랑 비슷한 뭐라도 그려지지 않을까. 그리고 나도 보란 듯이 예쁘게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사랑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몇 번의 서러움을 경험하고 나서야 사랑할 때 말과 행동으로 진심을 말하는 법을 배우고, 애증일지도 모를 사랑의 관계를 견뎌보고, 붙잡아도 보며 때론 나를 내려놓는 일이 되기도 함을 몸소 배웠다. 한 사람과 이별을 경험하고 나서는 호르몬 작용일 뿐인 사랑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놓고서는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 잊는 거라며 다른 사람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알다가도 모를 너의 나와 마음이 사랑인 거 같기도 하다.
내가 좋아한 사람도, 나를 좋아한 사람도 있었고, 스치듯 지나간 인연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연인도 있었다. 눈만 마주치면 불타오르는 사랑이 좋기도 했지만, 은근하게 유지하는 사랑을 원하기도 했다. 매번 흔들리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늘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 나였다. 그렇기에 써야 했다. 내가 어떨 때 사랑을 느끼는지, 어떤 사람과 있을 때 행복한지, 사랑에 관한 글을 쓰는 일이 또 하나의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으니까.
나의 마음을 상대가 알아채 줄 때, 답장 속도에 연연하지 않을 때, 불안하지 않게 날 잡아줄 때 상대의 애정을 느낀다. 같은 것을 보며 웃을 수 있고, 같은 걸 하며 즐거워할 수 있고, 말없이 그냥 옆에서 같이 바라보고 있어도 어색함이 없고, 내가 그냥 나로 있어도 편안한 사람이 내겐 사랑이다. 행복한 걸 같이 하며, 죽어도 하기 싫은 걸 함께 견뎌 주는 것, 피로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선뜻 움직여 주는 일이 사랑이다.
무형태의 사랑에 우리만의 사랑 이야기를 채우는 것, 각자 다른 사랑을 하는 우리이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게 사랑이지 않을까.
사랑할 땐 사랑인 줄 몰랐고, 끝나고 나서야 이것이 사랑인 거구나를 깨달으며 글을 쓴다. 여전히 사랑에 서툴고, 사랑을 시작하기 어렵고, 유지하는 것도 두렵고, 정답은 없지만, 나만 못하는 사랑에 뒤처지는 기분도 들고, 내겐 사랑이 아니라 시련이가 싶기도 하고, 누가 나와 맞는, 좋은 사람인지 찾는 것도 쉬운 건 아니지만, 이 모든 어려운 과정을 겪어내는 것도 결국 사랑의 일부라는 것,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서야 만나는 사람이 진짜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상처받은 사람만이 사랑의 상처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 나를 잃지 않고 사랑하는 게 진짜 사랑을 잘하는 거라고 믿게 된, 열렬히 사랑한 덕에 그 경험으로 글을 쓸 수 있다면 그걸로 내 사랑은 만족이다. 다가올 앞으로의 사랑은 좀 더 선명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