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이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온전히 사랑 받은 기억이 많지 않아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커서 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받는 기쁨 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마음은 아낀다고 될 일이 아니다. 사랑은 머리보다 가슴이 시키는 일을 따르는 일이기에, 내 감정에 집중하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 굳이 돌려받지 않아도 괜찮다. 마음을 주고서 받을 걸 생각하면 온전히 좋아하는 만큼 다 줄 수 없다. 마음에 계산이 있다는 건 준 만큼 돌려받고 싶은 아쉬운 마음이 들 것이고, 돌려받지 못할 걸 생각하면 남김없이 주기도 어려울 것이다.
가슴 아픈 일들이 지나고 나서 이제야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나는 다 줬으니 그걸로 되었고, 내 마음을 주는 동안 내가 행복했으면 그걸로 끝인 것 같다. 아무리 당연하다 생각할지라도, 내가 사준 커피를 마시고 너가 맛있게 먹었으면 되었고, 커피를 사고 고르는 동안 너가 맛있게 먹을 걸 생각하면서 내가 기분 좋고 그 시간이 기다려졌으면 그거면 충분하다. 그때의 내가 행복했으니.
내가 다 해줬으면, 내가 좋아서 한 거면, 그걸로 충분하다. 줄 수 있을 만큼 다 주는 것도 사랑이다. 받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니까. 후회도,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도 남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혹여나 상대가 떠나게 되더라도,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더라도 덜 상처받는다. 그리고 내 마음을 온전히 다 주었기에 아쉬움도 남지 않고 나는 충분히 사랑했으니 그걸로 만족하면 된 거다. 더 이상 줄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 그 때는 사랑이 끝났다 해도 괜찮다.
지금도 어려운 사랑이지만, 지금 보다 더 어리고, 사랑을 더 모를 때, 사랑을 다 주고, 이렇게 내 마음을 다 보여주고 나면 오히려 내가 더 상처 받을까봐 두려워했다. 하지만 몇 번의 이별을 경험하고, 사랑을 주지 못해 아쉬운 쪽은 결국 나였다는 걸, 그래서 내가 이렇게 더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뒤늦은 후회는, 지나간 시간과 떠나간 마음은 되돌릴 수도 붙잡을 수도 없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다 힘들지만, 함께 했던 사람이 곁에서 멀어지고, 내 삶이 한편으로 공허해지는 건 슬픈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을 주지 못한 후회와 미련이 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고 더 상처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의 사랑은 그런 후회와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