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래 Oct 14. 2024

사랑은 무슨 맛인데.

사랑은 때론 달디단 밤양갱 같으면서도 맵고 알싸한 마라탕 같기도 하다. 어떤 맛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지만 우리가 느끼는 사랑의 맛은 늘 새롭다. 처음 먹어보는 맛은 없지만, 그 맛을 잊기란 쉽지 않다. 사랑의 도파민은 자극적이고, 중독적이다.      


사랑을 비교할 때 능이백숙과 불닭에 비교하곤 한다. 몸에는 좋은 거 같지만 늘 평온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능이백숙 같은 사람, 몸에는 안 좋은 거 같은데 자극적이어서 가끔 또 생각나는 불닭 같은 사람이 있다. 사랑할 때 몸과 마음이 다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머리로는 몸에 좋은 걸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생각과 다른 곳에 이미 끌려가기도 한다.      


이런 복잡한 마음에 흔들릴 때, 누군가 내게 “콜라 같은 사람과 사랑하지 마세요. 결국 아픈 건 본인 뿐일 거예요”라고 했다. 콜라를 처음 마셔봤을 때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콜라를 한 번도 마시지 않은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한 번만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운동 후 시원한 탄산음료, 느끼함을 잡아주는 달달함과 개운함. 그 톡 쏘는 짜릿함은 잊고 살다가도 언젠가 다시 꼭 생각났다.      


모르는 사람에게서 들은 저 말이 뇌리에 박혔다. 결국 내가 어떤 사람과 어떤 사랑을 해야 하는지 한 문장으로 명확히 깨닫게 해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콜라는 맛있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오래 마시면 몸에 해롭다. 알고는 있지만, 끊어내려면 꽤 많은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지지고 볶다가도 다시 또 생각나는 사랑은 징그럽다. “결핍과 결핍이 만나면 서로 떨어지지 못해요.” 하지만 그게 사랑이라는 같다는 한 감독님의 말이 생각 생각났다. 콜라를 끊어 내지 못하는 내 모습과 겹쳐 보였다. 서로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고,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모습은 우리가 서로 말하지 못한 결핍이 우리를 이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또 결국 부딪히게 되니까. 무슨 결핍이 서로를 향해 채워주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상하게 끈끈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중독적인 맛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몸에 나쁠 걸 언제까지 계속할 수는 없다. 결국 망가지는 건 나일 테니까.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건강하게 사랑해야 사랑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전 25화 사랑은 이기적인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