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렴 쓰레기통도 비워 내야 다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니까.’ 쓰레기통의 존재는 채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버리는 것에서 온다. 계속해서 냄새나고 더러운 쓰레기를 모아두는 것이 쓰레기통 역할의 전부는 아니다. 쓰레기도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도 잘 분류해야 하고, 쓰레기를 보는 나름의 눈도 필요하다. 버릴 것과 남길 것을 잘 가려낼 줄 알아야 삶이 단순해지고 마음이 더 여유로워진다. 버려야 할 것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내게만 해롭다. 계속 냄새나고 더러운 쓰레기만 모으면 지나가는 사람마저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쓰레기통처럼 말이다.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리며 시간 낭비 말고, 온통 너에게 집중되어 있던 신경들에 감정 낭비 말고 너를 향했던 화살표의 방향을 내게 돌려내겠다. 밖으로 향했던 에너지를 모아 단단하게 내가 가야 할 길만, 앞만 보고 가겠다. 답장 기다리는 그 시간마저 아까우니까. 절대 너는 나를 생각하지 않을 시간이기에 오로지 나를 위해서 내 일상을 한 번 더 돌아보며 이기적으로 살아가겠다. 사는 법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기에,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이 나를 만든다.
진정으로 마음을 덜어내는 법도, 혼자서도 정말 잘 살고 있는 나를 챙기는 법과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괜찮게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키우는 법을 스스로 배운다. 그렇게 다치고 상처받으며 헤맨 만큼 다 내 땅이다. 아깝고, 후회되고,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도 버리고, 덜어내고, 지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나쁜 관계에 매몰되지 않는다. 나를 갉아먹고 있는 관계가 외로움 때문에 흐린 눈으로 바라보지 않게 된다. 그 외로움 때문에 찾는 마음을 사랑이라 착각하지 않으려면 마음을 비워 내며 여유를 찾아야 한다.
내가 지금 맺고 있는 관계들이 내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또렷하게 파악하는 사람이 되길. 상처받고 무너질 관계라면 냉정하게 끝을 낼 수 있는 사람이길. 내게 안 좋은 것들을 비워내며 좋은 것들로만 가득 채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사랑받고 싶은 욕심에 나를 버리고, 상대로 채웠다. 이제는 상대를 버리고 나를 채우고 나를 더 사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