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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냥 Oct 23. 2023

토스트 : 우리 마음도 노릇노릇하게

모처럼 토스트를 먹으려고 했어요.

딸기잼도 꺼내고

아끼는 접시도 꺼냈지요.


식빵을 얼마나 구워야 할까?

이리저리 온도를 조절해 봤어요.


이 정도만?

조금만 더?


몇 분이 지나고

튕겨져 나온 식빵은 새까맣게 타버렸고

바삭하다 못해 바스러졌어요.


먹으려고 한입 베어 물어봤지만

너무 써서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그렇게 식빵과 이별한 후

문득 마음도 이러지 않을까?

싶었어요.


상대에게 표현하지 않고

나 혼자 이리저리 삭이고 외면하고

누르기만 하다 보면


결국에는 새까맣게 타버린 채로

튕겨져 나타나게 될 거예요.


새까만, 한때 식빵이라 불렸던 그것을 보고

당황했던 저처럼

상대방도 제가 그동안 얼마나 참아왔는지 보단,

놀라고 당혹스럽겠지요.


그러니까

노릇노릇한 토스트를 만나려면

적당히 구워서 꺼내야 하는 것처럼

감정도 적당히 내비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딸기잼도 바르고,

예쁜 접시에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그래야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더 멋진 나를 발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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