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토스트를 먹으려고 했어요.
딸기잼도 꺼내고
아끼는 접시도 꺼냈지요.
식빵을 얼마나 구워야 할까?
이리저리 온도를 조절해 봤어요.
이 정도만?
조금만 더?
몇 분이 지나고
튕겨져 나온 식빵은 새까맣게 타버렸고
바삭하다 못해 바스러졌어요.
먹으려고 한입 베어 물어봤지만
너무 써서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그렇게 식빵과 이별한 후
문득 마음도 이러지 않을까?
싶었어요.
상대에게 표현하지 않고
나 혼자 이리저리 삭이고 외면하고
누르기만 하다 보면
결국에는 새까맣게 타버린 채로
튕겨져 나타나게 될 거예요.
새까만, 한때 식빵이라 불렸던 그것을 보고
당황했던 저처럼
상대방도 제가 그동안 얼마나 참아왔는지 보단,
놀라고 당혹스럽겠지요.
그러니까
노릇노릇한 토스트를 만나려면
적당히 구워서 꺼내야 하는 것처럼
감정도 적당히 내비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딸기잼도 바르고,
예쁜 접시에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그래야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더 멋진 나를 발견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