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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유이 Oct 26. 2023

탄산수 : 나를 둘러싼 것들이 없어진대도

탄산수 : 나를 둘러싼 것이 없어진대도


탄산수는 물에 탄산이 들어가서 뽀글뽀글

마시면 따끔하지만 시원한 맛에

계속 먹게 되어요.


저는 병으로 된 탄산수를 자주 마시는데

뚜껑을 잠그는 걸 깜빡하면

어느새 톡톡 쏘는 건 사라지고 없어요.

묘한 밍밍한 맛이 나는데도 그냥 들이켜요.

물이니까.


뚜껑을 열어놓으면

물에 주입했던 탄산은 병목을 타고 올라가

공기 중으로 도망쳐버리지요.


나를 둘러싼 것들,

내 안에 심어진 외부의 것들,

내가 선택하지 못한 나의 환경들,

내가 현재 소유하고 있고

언젠간 소유했으면 하는 것들

내가 손에 움켜쥐려 하는 모든 것.


탄산수가 현재의 나라면

때로는 뚜껑이 열려버려

김 빠진 탄산수처럼


어떤 역할도 걸치지 않은,

내가 꽉 쥐고 있던 손을 살짝 풀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래서 나라는 사람 본연의 모습을

생각하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외부의 것들에 영향을 받고

지지고 볶아지고

탈탈 털렸다가도

허영심에 부풀어 오를 때도 있지만요.


탄산수의 기본은 물인 것처럼

내 본연의 모습은 내 내면 어딘가에

변치 않고 반짝이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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