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없는 그림책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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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래,
다람쥐 형제가 도토리를 주우며 깔깔 웃고 있었어요.
“오늘 도토리를 엄청 많이 모았어!”
"그러게. 완전 풍년이야!"
형제는 빵빵해진 도토리 자루를 어깨에 짊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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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발목은 이제 안 아파?”
동생이 조심스레 물었어요.
얼마 전 형이 발을 삐었던 게 떠올랐거든요.
“응, 괜찮아. 아까 밤 가시에 찔린 네 손은 어때?”
형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지요.
“나도 괜찮아. 그럼 이제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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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는 무거운 자루를 들고 집으로 향했어요.
하지만 금세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지요.
“휴-, 저 바위에서 잠깐만 쉬자.”
형이 먼저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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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다람쥐는 바위에 앉아 동생을 슬쩍 바라보았어요.
‘손이 아픈데 무거운 자루 들고 가기 힘들겠다….’
그래서 동생 몰래,
형은 자기 자루에 도토리를 쏙쏙 옮겨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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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때, 동생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형은 발목을 다쳤는데…
무거운 자루 들고 가다 또 다치면 어떡하지?’
동생도 살금살금,
형 자루에서 자기 자루로 도토리를 옮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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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두 형제는 다시 길을 떠났어요.
“어? 내 자루가 왜 이렇게 가볍지?”
형이 고개를 갸웃했어요.
“이상하다… 자루가 더 가벼워진 것 같아!”
동생도 고개를 갸웃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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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로 가득 찬 자루를 메고 걷는 길,
두 형제의 발걸음은 점점 더 가벼워졌어요.
둘은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즐겁게 걸어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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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볍고 즐거우면
몸도 가볍고 즐거워지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