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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09. 2024

사람이 길인께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그려 그려, 사람이 길인께.

말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빛나고,

안다하는 사람보다

잘 묻는 사람이 귀인이니께.

잘 물어물어 가면은

다 잘 되니께.


박노해- 눈물꽃 소년, 물어물어 찾아간 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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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님의 이야기집 중에 나오는 글입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낯선 곳에 심부름을 시켰답니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물어 다녀온 아이에게 할머니가 칭찬하는 대목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긴 세월 살아온 할머니의 삶의 지혜입니다.

모르면 묻고 살아가는 게 삶이고

이야기하면 듣고 살아가는 게 삶이지요.

떠드는 소리보다 듣는 귀가 귀하고

아는 체하는 소리보다 물어가는 사람이 귀인인 것이지요.


문득,

매일 끄적거리며 떠들어대던 나의 글을 돌아봅니다.

물론 내게 하는 다짐이고 이야기였지만,

내 믿음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닌데

내 신념이 항상 바른 것도 아닌데

붓길마다 글 줄마다

아는체하며 떠들어댔던것은 아닐까 부끄러워집니다

그 시끄러운 글소리에 때론 마음 상한 이들도 있었겠다 싶습니다.


물어물어 가야 하는 게 삶의 길인데 말입니다.

들으면서 가야 하는 게 인생길인데 말입니다.

새삼 붓 끝을 다듬어보는 오늘입니다

사람이 길입니다

사람이 세상입니다


세상의 모든 길이 평화로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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