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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17. 2024

새벽꿈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새벽녘 잠결에

주르륵 눈물 한 방울을 흘린다

화들짝 잠에서 깨어

눈물을 훔친다.

꿈이었구나


무엇이 그리 서러웠을까

무엇이 그리 서글펐을까

어릴 적 얼굴들이 나온듯하고

어느 날의 시간들도 보인듯한데

기억하려 하는 만큼

꿈은 잘게 부서지고

이내 남는 건

뺨에 흐른

눈물 자국만

눈에 맺힌

꿈의 자국만


새벽꿈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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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 깬 새벽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어린아이처럼 서러워 훌쩍이며

내 눈물에 놀라 깬 새벽이 있었습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정신 차릴 즘엔 이미 꿈은 다 잊혔지만, 축축한 베개엔 꿈이 다녀간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아마도 노모의 입원 소식에 심란한 마음이 꿈에 그리 그려졌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꿈을 꾼 게 언제인가 싶습니다

꿈은 매일 꾸었겠지만, 매일 아침이면 꿈의 기억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어떤 이들은 꿈이 잘 맞는다 하며 길몽도 잘 꾼다는데

가끔의 꿈도 드문 나는 로또 5천 원도 짜리 꿈도 없습니다

내 꿈은 그리 개꿈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가끔 꾼 좋은 꿈의 어느 구석엔 항상 개 한 마리 있었던 듯하기도 하고 말이죠


평생 좋은 꿈 한번 꿀만 한데 영 그런 게 없습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선 길몽으로 이루어질 건 없으니, 눈에 보이는 현실이나 열심히 살아가라는 이야기인가 봅니다


이른 새벽의 세수로 정신을 차립니다

꿈 자국을 지우고 현실의 나를 봅니다.

꿈에 취한 눈을 뜨고 오늘을 엽니다.

그렇게 오늘도

땅을 딛고 걸어갑니다

하늘은 가끔 올려다보며 말이지요


세상 모든 이들의 로또 1등의 길몽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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