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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30. 2024

파란 눈물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전설 속 파란 바다

깊은 곳에 사는 인어는

파란 하늘에 보름달이 뜨면

파란 바닷물을 마시고

파란 눈물을 흘려

잃어버린 노랫소리 선율이 떠올라

파란 바위에 기대어

파란 눈물을 흘려


목소리를 팔아 구한 사랑의 대가로

물 밖에선 말라 바스러지는

인어의 언어처럼

기억에서 나온 그대는

가벼운 건조함으로

허공에서 부서져 흩어지고


파란 바닷물은 출렁이고

아련한 기억을 담은

파란 눈물은 흐르고


파란 눈물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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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팔아 사랑을 찾아갔던

동화 속 인어가 생각났습니다.

동화의 저 끝자락,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동화다운 마무리는,

그 후의 그들의 깊은 질곡의 삶은 애써 외면한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만나고 사랑하는 시절엔

아픈 이별을 떠올리지 않지요

서늘한 외로움이 버석거림을 떠올리지 않지요.

함께 하는 동안은 같은 바다를 바라보고, 같은 바람을 마시기 때문일까요.

서로 다른 삶도

서로 다른 세월도

서로 다른 고향도

그때는 그저 신비함이었겠지요


그가 외로운 건조함으로 말라 떨어지기 전에

그가 거친 이물감으로 부서지기 전에

그의 가슴에 출렁이던 파란 물을 기억해 볼까요


내 곁의 그는

그만의 파란 바다를

그리워하지는 않을는지요

정작 내가 건져온 사랑은

파란 눈물마저 멈춰버린 채

목소리를 버리고 찾아온 사막에서

무언의 시간으로

침묵의 세월로

서서히 말라가고 있지는 않을지요


모든 이들의 마음의 고향을

모든 이들의 마음속 파란 바다를 생각해 보는 하루입니다.

세상 모든 인연들의 사랑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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