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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7시간전

친밀 -이기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일부 심리학자에 따르면, 인간은 가장 친밀한 사람을 자

신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때론 그정

도가 지나쳐 상대'를 '나'로 간주하거나 아예 통제하려

들면서 서로 대립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사람은 각자 살아온 궤적이 다른 만

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기 마련인데, 상대에게

내 삶의 기준과 잣대를 함부로 들이대다 보면 당연히 갈

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기주 -친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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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친구라며 오신 두 분이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카페를 둘러보며 즐겁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메뉴를 만드는데 테이블에서 커진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그만 얘기하라니까. 넌 도대체 왜 그래'

'난 원래 그래'

'그럼 못 보는 거지 뭐'

갑자기 다투는 목소리에 카페 분위기가 살짝 머쓱해집니다

메뉴가 준비돼서 나가고 정리하는데 또 그 테이블에서 호호호 웃는 소리가 들립니다.

빠른 분위기의 변화에 살짝 당황스러웠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분들은 정말 찐 친구이었네 싶습니다.

허물도 스스럼없이 말하고, 그걸 가감 없이 듣고, 또 금방 이해하면서 말이지요.

이기주 작가의 수필 중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그분들은 서로를 나로 대입하는 친밀의 속도가 빠른 만큼,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넓었던 걸까 생각해 봅니다


여전히 나만의 잣대를 들고 세상을 보는 내 손을 바라봅니다.

여전히 나만의 잣대로 줄을 긋고 글을 씁니다

언제가 되어야 내 시선은 기준 없이 자유롭고, 언제가 되어야 내 글은 편견 없이 여유로워질까요?

집었던 잣대를 살짝 옆으로 밀어보는 비 오는 아침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는 편견 없는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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