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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계절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격랑의 출렁임도

광기 같던 열풍도

이제는 다 사라지고

떨어지는 나뭇잎 한 장 받아 줄 정도의 바람과

옷깃을 여밀 정도의 기온이 됩니다


소란의 계절은 지나고

이제 고요의 계절이 옵니다

지난 소란의 세월이 너무 깊어

마주한 고요의 시간이 사뭇 어색합니다

소란과 고요의 계절 사이에 선을 긋듯

철새떼가 소란을 걷어 하늘을 가르니

이내 고요한 하늘만 남습니다


잠시나마 고요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어

붓 끝에 '고요' 한 글자 얹어봅니다

'고요'는 조용한 상태를 말하는 순우리말입니다


세상이 조용해도 고요이고

마음이 조용해도 고요입니다

세상의 고요는 철 따라갈 것이니

내 마음의 고요를 그려봅니다


이제 이 나이에

그만 출렁이고

그만 뜨거워지고

그만 쓸려 다니고

이젠 너른 호수처럼

마음도 그리 잔잔해지면 좋겠습니다

바람결 따라

찰랑찰랑하기만 하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생명의 고요 속에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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