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이렇게 겨울입니다
소리없이 입동도 지나고
어느새 바람은 겨울옷으로 다 갈아입고
새는 이미 보금자리를 바꿔 날고
계절은 표정을 바꾸고
뒤척이다 눈 떠보니
겨울입니다
마당의 꽃잎
아직 다 쓸지 못했는데
저 멀리 큰 나무에
채 단풍도 들지 않았는데
아직도 가을의 체취
채 가시지 않았는데
아직도 당신의 온기
채 식지 않았는데
이렇게 겨울입니다
눈 떠보니 겨울입니다
이 겨울,
텅 빈 하늘이어도
시린 가슴이어도
그대 새 봄까지
견디며 평안하길 기원합니다
그대 새 잎 필때까지
버티어 두터워지길 기원합니다
모든 이들에게 따스한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