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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의 영혼 Aug 02. 2023

휴가철 활기 넘치는 봉평 오일장(2, 7일장)

나만의 행복한 오일장 나들이 코스

지구가 뜨겁게 달아오르니 어디에 있건 이제 이 열탕은 피해 갈 수 없나 보다. 강원도 평창에도 낮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더위가 이어졌다. "일부지역 폭염경보. 체감온도 최고 35도 이상, 농촌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 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물 마시기와 휴식으로 건강에 유의 바랍니다."라는 문자 메시지와 연이틀 마을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런 날은 이른 새벽과 저녁에만 밭일을 한다. 낮에는 집안에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으며 보낸다. 이곳은 한여름에도 그늘에 있고 바람만 불면 시원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필요 없었다. 그런데 올여름은 다르다. 공간이 좁은 농막이라 더 그럴 테지만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낮에는 몸도 달아오르게 한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책 보다 낮잠에 빠져든다.


오일장 구경도 하고 더위도 피하자


오늘은 마침 장이 서는 날이다. 봉평오일장은 끝자리가 2일과 7일에 열린다. 규모도 크지 않고 시골장의 매력도 그다지 느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봄에 모종 사러 나오고는 특별히 나오게 되지 않았다. 오일장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더위가 이어질 테니 장에 나가 시원한 막국수 한 그릇 먹고 도서관 나들이를 해야겠다고 나섰다.


무더위에 사람들이 나오기나 할까? 장도 한산하겠다 싶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도착해 보니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섰고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평소와 달리 휴가철이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은 거다. 시장은 역시 사람들로 북적여야 활기를 찾는다. 상인들의 표정에도 더위를 잊은 듯 생기가 넘친다. 전에 없이 볼거리도 풍부해졌다. 나도 덩달아 즐겁게 돌아보며 살 거리도 찜해 두었다. 점심 먹고 도서관에 들렀다 돌아갈 때 장을 보려 함이다.


장이 서는 곳은 면사무소 주변이고 면사무소 옆에 도서관이 있다. 시원하고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으며 서너 시간 피서지로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즐길거리 없는 시골이지만 오늘 문득 면사무소 옆 도서관을 떠올렸다. 하여 우연하게 나만의 특별한 오일장 나들이 코스가 생겼다. 이 또한 일상의 소소한 행복 아니겠는가!

도서관에 머물며 이 글을 발행한다. 이 시간 이곳에 머물지 않았다면 이렇게 글을 쓸 엄두도 내지 못하고 더위를 삼키며 멍하게 흘려보냈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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