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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계학 서설 II Dec 22. 2024

#8 '남을 돕고 구한다'-바다와 육지의 의미차이

CH II. 한없이 좋고 마냥 즐거운 오픈워터(OpenWater) 시절

“How many divers would readily hand over their own regulator to a distressed diver underwater? Rescue divers are trained to voluntarily take on such tasks, which even a buddy might find difficult to handle.”

버디를 돕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단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레크리에이션 스쿠버다이빙의 자격 레벨은 오픈워터(Open Water) 다이버부터, 어드밴스(Advance), 어드밴스 플러스(Advance Plus), 레스큐(Rescue), 다이브 마스터(Dive Master), 마스터 다이버(Master Diver), 준강사(Assistant Instructor), 오픈워터 강사(OW Instructor)까지 대략 6-8단계 정도로 나눈다.


  그 이상은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관심이 아니라면 그리 중요한 사항은 아니다. 물론 테크니컬 다이빙의 자격 레벨은 레크리에이션과는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이 또한 다이버들에겐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자격 레벨로서 스쿠버다이빙의 끝은 코스 디렉터(Course Director) 또는 강사트레이너(Instructor Trainer) 정도로 불린다.


  레스큐 다이버 vs 해병대 빨간 명찰

  모든 자격 레벨의 교육과정 중, 몸과 마음적으로 가장 힘들고 괴로운 코스가 '레스큐 다이버'인 듯하다. 버디 정도만 신경 쓰면 되는 어드밴스 단계를 넘어서면 위기상황에 처한 다이버를 구조하는 레스큐 다이버 단계로 접어든다.


  관심을 가지고 경험과 지식정도만 알려주는 버디 다이빙과 실질적으로 몸을 부딪치면서 함께 위기상황을 탈출해야만 하는 레스큐 다이빙은 교육의 심도 측면은 물론이고 다이버의 몸과 마음가짐, 그리고 그에 따른 태도와 자세가 정말 엄청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수영장이란 제한수역에서조차 하루에 4-5번씩 반복하는 위기상황 시 다이버를 물속에서부터 수면 상승, 그리고 육지란 안전지역으로까지 구출하는 연습은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힘들다. 특히 상대편 다이버의 몸무게가 상당히 무거울 경우,  물밖로 나온 이후 업고 뛰어야 하는 상황 연출은 피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을 정도로 고달프다.


  짝호흡 수면상승부터 심폐소생술까지!

  다이버를 편한 자세로 눕힌 이후, 심폐소생술까지 마치고 나면 몸은 거의 탈진 상태이고 정신 줄은 이미 놓친 생각이 든다. 조류가 흐르거나 수면 파랑이 심하게 일렁거리는 상황은 이보다 2-3배는 더 어렵다. 최소 2-3일은 반복해야 하는 교육과정이다.


  항상 '남을 구한다', '남을 돕는다'란 말을 접하게 되면 그만큼 힘듦과 괴로움이 함께 동반되는 레스큐 다이버의 교육과정이 불현듯 떠오른다. 대부분의 육지 현실에서는 '남'을 돕는다는 말속에 표면적인 희생보다 더 큰 스스로의 이익을 찾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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