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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되어 떠나자.

잔소리 끝

by 이일일


이 한 몸 다 바쳐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대기업이나 꽤 이름 있는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면 그렇게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하면서 이 회사에 뼈를 묻을 거라는 이야기들이 그리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었던 듯하다.

실제로 한 회사에서 오래 일을 하신 분들도 꽤 많았고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지금은 확실히 그런 흐름이 어떤 때를 기점인지, 세상 전체에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다르다.

달라도 그냥 다른 것이 아니라 확연히 다르다.

당연히 이런 흐름에 좋고 나쁨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상황들이 벌어지면 대응을 하면서 살아간다.

일하는 방식도, 일을 택하는 방법도, 취업도 퇴사도 다 시절을 탄다.

평생직장은 없어진 지 오래이고, 평생직업은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커리어가 꼬일지언정 과감한 도전을 하는 분들도 계시고 회사가 언제부터 내 노후를 책임져 주었냐면서 당당하게 퇴사하고 내 것을 시작하는 분들도 요즘처럼 많았던 적이 없던 것 같다.

미래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이 지금 있는 자리에서도 불안감을 느끼게 하고 그런 것들이 또 과감한 선택과 결정을 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 불안은 사실 언제나 존재했었던 것인데 지금처럼 긴장도가 높고, 예민하며 불안을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꼈던 시절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직장을 다니면서도 마음속으로나 머릿속으로 계속 딴생각을 한다. 이 한 번의 선택과 결정이 나의 인생 전체를 책임져주지도 않을뿐더러 그건 현실적인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도 한 번 직장을 택하고 다니게 되었을 때 좀 오래 다녀보지 그러냐는 말은 한 물 간 이야기가 되었다.

당장에도 그럼 내 인생 누가 책임져줄 거냐는 직접적인 이야기나 원망의 눈빛이 욕을 더해 넘어온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분들도 어리숙하지가 않다.

나의 커리어는 소중하고 인생에 기회가 막 쏟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고삐를 늦출 수도 없고 느슨하게 대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직이 자유롭지도 않고 그만둔다고 해서 앞으로 창창한 나의 미래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그대로 머무른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다른 생각들과 인생의 묘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는 것이다. 전부터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고 얄미울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

어떻게 그렇게 늘 최선을 다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배워야 하는데 도무지 잘 안 된다.


어쨌든 무엇이든 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고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쉬고 있을 때도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나 하며 불안에 떨고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영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그 방향과 방법이 진정 나를 위한 일이기를 늘 바랄 뿐이다.

외부에서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방향성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그 잃은 것을 다시 가져오려면 시간이 꽤 오래 필요한 것 같다. 사실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늘 생각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인생은 남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니까. 남이 이루면 좋다고 한 것들을 이루었을 때 막상 원하는 결과가 따라오지 않거나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혼란스러움이 시작된다.


일을 하면서 종종 흐트러지게 되고 혼란에 빠지고 놓치게 되는 것들이 참 많이 있다. 일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이기도 하고 우리 인생에서 잠과 더불어 참 많은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빠져나올 수가 없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늘 사람들은 경제적인 자유를 이루기 위해 부업도 하고 배달도 뛰고 쿠팡 알바도 뛰는 것이 아닐까.

(참 존경스럽다.)

어쩌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경제적 자유가 아니라 돈이 적절히 있어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거나 돈이 없어도 괜찮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익히는 것이 진정한 자유에 가까울 수도 있지 않을까.

패배자인 것처럼 다 포기하고 그냥 초월하는 것을 택하자는 이야기처럼 들릴까 두렵지만 우리에게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기에 이왕이면 없을 때 우리 마음이 안정적일 수 있다면 그것도 꽤 큰 자유인 듯 싶어서 하는 소리다. 아님 말고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에게 평생직장은 없어진 지 오래이고 평생을 꾸준히 한 직업을 고수하며 살아가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럼 매번 직장도 바꾸고 직업도 바꾸면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영원히 20대 피 끓는 청춘일 수 없다.

(마음만은 늘 그렇겠지만 말이다.)

스스로도 새로운 직장을 가게 되었을 때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것이 있는데 거기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어디에서든 최고가 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물론 늘 최고일 수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런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지고 일한다는 것은 나를 위해 나쁠 것이 없다. 더불어서 회사를 위해서도 나쁠 것이 없다. 서로 윈윈이다.

절대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를 위해, 나의 실력을 위해, 나의 성장을 위해, 나의 커리어를 위해 최고가 되고자 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


새로 채용을 할 때, 면접을 볼 때도 늘 이야기했던 것 같다.


최고가 되어 떠나세요.



그 회사에도 영광이고 본인에게도 영광일 것이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서 정신없이 적응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늘 불안이 찾아오고 이대로도 괜찮을지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회초년생 여러분께 다 드리고 싶은 이야기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가 기회가 오면 떠나는 것이다. 그때 물론 내가 이 회사에서 이미 최고가 된 것인지, 배울 수 있는 것을 다 배운 것인지, 나는 최고라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평가받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객관화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때의 내가 어찌 되었든 지금은, 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은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면 떠날 때도 후회가 없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무리를 잘하고 싶어 해도 잘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지 않길.


시작점에 서 계신 여러분들이 마치 이미 끝나는 지점을 생각하도록 하는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의 시절을 살아가고 계신 여러분이 최고가 되도록 노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린 언젠가는 떠난다. 그러나 최고가 되어 떠날 것이다.

그게 아마 우리에게도 꽤 진정성이 느껴지는 잔소리를 들은 후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 아닐까 싶다.

우리 모두가 언제나 어디에서나 최고가 되어 떠날 수 있기를 간절히 응원한다.





그동안 듣기 싫은 잔소리에 집중해 주시고, 읽어주시고 응원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스스로도 부족하고 아직 많이 배워야 하면서도 건방지게 잔소리라는 이야기를 들먹거리며 글을 썼던 것은 어쩌면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적어놓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듣기 싫은, 읽고 싶지 않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글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름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과 진정성을 담아 썼음에는 스스로도 의심이 없다. 요즘처럼 사회생활 하기 어렵고 회사에 가면 소통도 잘 되지 않고 기댈 수 있는 사수도 없는 것 같은 분위기와 상황에 그래도 누군가는 진정 어린 잔소리라도 해줄 수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오지랖으로 시작한 글이었다.


경청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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