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에 담긴 정성, 그리고 캐나다에서 다시 생각한 선물의 의미
오랜만에 한국에 사는 큰아들이 명절을 맞아 캐나다 집에 왔다. 아들이 오기 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주문해 두라고 해서 몇 가지를 부탁했다. 김·멸치·쥐포 같은 건어물부터 핸드폰 케이스와 거치대까지, 물건이 가득 담긴 캐리어 가방 두 개를 가지고 집에 도착했다.
김은 캐나다에서 사면 가격도 비싸고 맛이 달라, 한국에서 직접 가져오면 만족스럽다. 멸치는 국이나 반찬용으로, 한국 맛이 그리운 이들에게 필수품이다. 쥐포는 맥주안주나 간식으로도 좋고, 핸드폰 케이스와 거치대 같은 생활용품도, 한국 제품은 안정감과 신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일부 중국산 제품이 섞여 있어 잠깐 의아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아들을 통해 받은 짐 꾸러미 속에서 뜻밖의 선물이 나타났다. 사돈댁에서 추석을 앞두고 찰떡을 보내주신 것이다. 콩과 팥, 호박과 쑥,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떡 한 상자. 한국에서도 흔히 떠올리는 송편은 아니었지만, ‘떡’이라는 상징이 주는 울림은 컸다. 해외에서, 그것도 사돈댁으로부터 전해진 선물이라 더욱 특별했다.
작년에 아들을 장가보내고 난 뒤, 사돈댁과는 직접 얼굴을 뵐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떡은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정’을 이어주는 다리처럼 느껴졌다.
곧 한국으로 돌아갈 아들을 통해 어떤 답례 선물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 이어졌다. 캐나다 특산품을 떠올려 봤지만, 사돈께서는 자녀 유학으로 오랫동안 캐나다에 머문 경험이 있어 웬만한 현지 물건은 이미 익숙하실 듯했다. 그때 아내가 제안한 것은 의외로 캐나다산 고사리였다. 한국에서도 흔하지만, 이곳 고사리는 맛이 좋아 귀국길 선물로 많이 챙겨가는 품목이라고 했다. 단순한 식재료 같아 보여도, 그 속에 담긴 마음이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선물이란 값비싼 물건보다 그 안에 담긴 정성이 더 중요하다. 이번에 받은 떡 한 상자가 그 증거였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안부를 챙기고 마음을 건네는 일, 그것이 바로 명절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며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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