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한국 농장, 고사리를 사러 다녀왔다

교민이 찾는 한국 농장, 산에서 온 귀한 고사리와 정겨운 농장 이야기

by 김종섭

아내와 큰아들과 함께 한국에 사시는 사둔댁에 드릴 선물용 고사리를 사러, 집에서 30km가 넘는 거리에 있는 한국 농장을 찾았다. 캐나다산 고사리는 품질이 좋아 교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국 방문길에 선물용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많아, 고향의 맛을 대신하는 특별한 농산물로 여겨진다. 물론 한국에도 제주고사리처럼 유명한 품종이 있다.


도로변에는 농장을 알리는 삼각대형 안내 표지판이 서 있었고, 안으로 들어서자 차를 서너 대 댈 수 있는 작은 주차장과 주택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택 옆에는 작업용 천막이 쳐져 있었고, 그 아래서 할머니가 갓 가져온 오이를 손질하고 계셨다. 농장 안에서는 고사리 판매뿐 아니라 직접 담근 총각무김치, 오이지, 도토리 가루 등 다양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었다. 농장은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농장을 마주할 때마다 늘 궁금했다. “왜 굳이 캐나다까지 와서 농사를 지을까?” 평소에도 ‘한국 농장’이라는 간판을 볼 때마다 떠올리던 의문이었다. 아내는 “당신은 왜 남의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요?”라고 할 때마다 나는 “당신은 너무 관심이 없는 게 이상해. 난 사람 사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래.”라고 받아쳤다.


할머니에게 제일 궁금한 것 중 하나를 물었다. “고향이 어디세요?” 할머니는 “안산”이라고 답하셨다. 장난 삼아 “저도 안산 땅 많아요”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눈을 크게 뜨며 “정말 안산에 땅이 있어요?” 하고 되물으셨다. 농담으로 던진 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셔서, 나는 서둘러 “사지 않은 땅이 많다는 뜻이에요”라고 설명드렸다. 그제야 뜻을 이해한 할머니는 크게 웃으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사리는 농장에서 재배되는 것이 아니라 야생에서 채취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혹시 농장에서 재배한 것인지 물었다. 할머니는 솔직히, 지인이 산에서 채취한 고사리를 가져다 판매한다고 말씀하셨다. 원래는 직접 재배한 채소를 판매하다가, 대행으로 판매하는 고사리가 교민 사이에서 “캐나다산 고사리가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판매를 시작했다고 했다. 우리는 3파운드의 고사리를 샀다.


할머니는 농사꾼이자 동시에 장사꾼이기도 했다. 우리는 고사리를 3파운드, 총 120달러에, 총각무김치 약 3파운드가량을 20달러에 구입했다. 할머니는 이어 도토리 가루, 오이지 등 다른 농산물도 잇달아 권하셨다. 호객으로 오인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이었지만, 그 속에는 교민 사회에서 자신이 키운 농산물을 팔며 살아가는 절실함이 묻어 있었다.


비가 많이 내려 농장 뒤편은 자세히 둘러보지 못했지만, 잠시 주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어린 시절 시골집 마당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캐나다 한복판에서 만난 한국 농장은 낯설면서도 동시에 익숙한 풍경이었다.


비 오는 월요일,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여름 내내 기다리던 비였지만, 큰아들이 머무는 동안 일주일 내내 이어진 비 소식에 못내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선물용 고사리를 챙기고 총각무김치를 산 후, 비를 맞으며 길을 나섰다. 그 하루는 가족과 나눈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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