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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Jul 24. 2021

밴쿠버 휴일의 흔적

휴일은 휴식이고 재충전이다

휴일은 특별한 일정도 정해져 있지 않으면서도 이른 아침부터 눈이 떠지고 왠지 모를 분주한 마음만 앞서간다. 


저마다 휴일을 유익하게 보내는 지혜가 있겠지만, 밴쿠버의 휴일은 나에겐  늘 무료하기만 하다. 이유를 굳이 변명하자면, 아직 이국에 대한 문화와 환경에 관한 적응력 부재가 첫 번째 이유일 듯하다. 한 가지 이유를 더 생각해 낸 것이다. 마음을 열고 대할 수 있는 친구가 부재라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첫 번째 이유일 수도 있다. 이민사회는 한국이라는 모국 사회와는 달리 사회적 교류가 극히 제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지인 중심이기보다는 종교 중심의 커뮤티가 우위를 차지한다.

 

휴일의 일정 늘 즉흥적이었다. 날씨에 따라 그날 기분에 따라 계획이라고 할 것도 없이 일정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발길 닿는 방향으로 단순하게 정해져 다.

길드퍼드(guilford)쇼핑몰

살고 있는  건너편 방향으로 대형 쇼핑몰과 식당가가 밀집해 다. 평일 퇴근 후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쇼핑몰 중심으로 운동 삼아 동네 한 바퀴 하는 것으로 남은 오후의 일정을 소화한. 쇼핑몰을 매일 같이 참새 방앗간처럼 양 내 집처럼 들락날락거린 결과 상가에 걸려 있던 상품이 바뀐 것까지도 자연스럽게 알아챌 정도로 내부 분위를 꿰뚫어 보는 관찰력이 생겨났다.


휴일 내내 동네 대형 쇼핑몰도 모자라 휴일이면 또 다른 도심의 쇼핑몰로 옮겨 다니면 쇼핑을 즐겨가는 일도 즉흥적인 휴일 일과 중 하나이다. 물론 쇼핑을 하는 일은 구매 목적을 가지고 가겠지만, 어떤 것을 사야겠다는 생각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가끔은 쇼핑을 하다 보면 신상품 내지는 유명 브랜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만족할 만한 가격으로 시장에 저렴하게 나와 있을 때가 있다. 그런 이유가 원정 쇼핑의 목적이 될 수도 있다.


부정기적으로 가정 내에 필요한 생필품을 준비하기 위해 코스트 찾는 일도 휴일 일정 중에 포함되었다. 코스트코는 요일에 관계없이 항상 주차와의 전쟁을 치루어야 하는 어려움이 생겨난다. 운 좋게 쇼핑을 끝내고 주차장을 옮겨가는 차라도 발견하게 되면 재빠르게 영역표시를 위한

차폭 신호를 최우선적으로 보낸다.

2022년 다이어리.쇼핑 카트에 가득 담긴 우유

캐나다 코스트코에는 각국의 다양한 물건들로 한국 코스트코에 비해 이채롭다. 다 인종이 결집된 국가라는 점을 감안해서 생필수품 역시도 인종별 기호에 맞게 준비되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밴쿠버는 중국계와 인도계가  인구수 주류를 이룬다. 인도계는 우유가 모든 음식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고 한다. 쇼핑카트를 들여다보면 대략 절반 이상이 우유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건너편 방향 부스에는 아직도 2021년이 절반 가량 남아 있는 상황임에도 2022년도 다이어리가 성급하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코스트에 가면 생각해 내지 못한 진풍경이 휴일에 활력을 가져온다.


일주일 동안 필요로 하는 생필품만을 알뜰 구매해서 카트에 담았는데도 결재 금액에 비해 가면 갈수록 카트의 체중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벌기는 힘들어도 쓰기는 쉽다는 말이 새삼 머리를 경직시킨다.


코스코트에서 쇼핑이 끝나고 나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있다. thrift store라는 중고용품 파는 가게이다. 남이 물건이라는 선입견도 있을  한데 생각 이외로 가게 안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벼 나고 있다. 심지어는 남이 신던 신발까지도 쾌쾌한 냄새를 풍기가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예로부터 한국인에게는 남이 신던 신발을 싣으면 근심 걱정을 고스란히 얹어 간다고 하여 남이 신던 신발은 신지 않았다.


쇼핑이 왠지 지겨울 때도 생겨난다. 그때에는 근교에 있는 공원을 찾게 된다.

공원내에 불을 사용해서 취사를  할수 있게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지정된  피크닉 장소이다.라면은 오뚜기진라면으로 선택했습니다.계란은 생산지를 알수가 없습니다.^^*

휴대하기 편한 소형 버너와 코펠을 먼저 챙기고 라면과 간단한 밑반찬 순으로 챙겨 간. 물론 라면에 없어서는 안 될 계란은 필수이다. 같은 종류의 라면일지라도 집에서 먹는 라면의 맛과 야외에서 먹는 라면의 맛 차이는 비교가 될 수 없으리만큼 하늘과 땅이라는 과대 비교의 방법을 써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음식의 맛도 분위기에 따라 화려한 변신이 연출되는 것을 보면 음식은 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 라면으로 아점을 흡족하게 해결하고 디저트로 맥심 믹스 커피를 보태어 기분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다시 공원 산책길에 올라선다. 


공원을 돌아 내려오다 보면 약속이나 한 듯 맥도널드에 멈추어 서게 된다. 아이스커피와 아이스크림이 여름 제철을 만나 이벤트 행사로 저렴한 1불 행사에 들어갔다. 맥도널드에서만 유독 느낄 수 있는 1불의 행복인 셈이다.


휴일은 한주를 위한 재충전이기도 하다. 또한 한주 동안 미루었던 미진한 일들을 보충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휴식의 의미는  문 밖을(Outdoor)을 나서는 일이라는 정의가 우리에게는 극히 익숙해져 있다. 왠지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으면 마치 휴일을 잃어버린듯한 느낌이 몸에 베인 탓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모처럼 일정 없이 하루 종일 집안에서 머물렀다. 왠지 휴일의 시간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와닿는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바깥세상은 여전히 휴일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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