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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Aug 25. 2022

오랜만이다,  아맛나!!

캐나다에도 추억의 아이스크림 아맛나가 있다

올여름은 유난히도 무덥다. 무더운 날에는 가슴속은 물론 뼛속까지도 시원하게 스며들 수 있는 아이스크림 하나쯤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난 후 직원 중 한 명이 식사 후 의례히 마시던 커피를 접어두고 아이스크림을 가져왔다. 요즘은 아이스크림의 종류가 다양해서 어떤 것을 선택해서 먹을까, 고민스러울 때가 많아진다. 직원은 그 많고 많은 아이스크림 중에서 미처 생각해 내지 못했던 낯익은 아이스크림을 가져왔다. 어렸을 때 즐겨 먹던 "아맛나"였다. 새로운 빙과류 시장에서 밀려날 법도 한데 그 숱한 오랜 시간을 뒤로하고 아직까지도 존재감 있는 아이스크림으로 생존해 있다는 것이 달리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신기할 뿐이다. 더더구나 요즘 같이 입맛이 민감한 시대에 수십 년 전에 먹었던 아이스크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잔잔한 흥분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맛나에 대한 세월의 흔적을 뒤쫓아 가다 보면 1972년에 출시되어 올해로써 50년을 맞이한다는 글들이 검색 창안에 수북이 올라와 있었다. 하늘의 뜻을 알 수 있다는 지천명이라는 오십 대, 어느덧 세월은 중년의 나이로 성장시켜 놓았다. 팥과 어우러진 아삭아삭함의 식감, 그 시절도 그 맛 때문에 아맛나를 즐겨 먹었는지 모른다. 입속으로 가져가는 순간 그때 그 맛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지금도 아맛나가 입속에 들어가면 나만이 느껴갈 수 있는 맛의 자유가 예전의 시간에 멈추어 버렸다. 세월의 중심에는 어떤 것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이 없는다. 아맛나도 내 기억에서 멀어져 갈 때 다만 추억의 아이스크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수십 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포장지는 물론 문구 하나까지도 변한 것이 없었다.

아맛나를 만나는 순간 아련한 추억의 감정까지 보태게 된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아맛나! 이역만리 캐나다에서 오랜만에 옛 추억의 감회가 깃든 아맛나를 극적으로 상봉하는 듯한 인상을 가져오는 순간이다.


요즘 빙과류 시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특색 있는 제품들로 넘쳐난다. 끊임없는 새로운 시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의 입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소비자 입맛은 갈수록 여전히 까다롭고 민감하다. 아직까지 변함없는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중장년층이 아직도 추억의 맛을 내려놓지 못하고 향수로 남겨 두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어찌 되었던 반백년이라는 세월 동안 적절하게 소비자와의 타협. 유지해 온 아맛나가 경이롭기만 하다.


세월을 쌓아 가다 보면 자연적으로 사람에게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나가는 것들이 무수히 많았다. 머문다 할지라도 변해갔다. 인간의 까다로움은 입맛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로운 것이 출시되는 순간 호기심을 가지고 그 맛에 몰입했다. 기존의 것은 새로운 저항할 수 없을 만큼 맛의 과학이 되어버렸다.


변하는 것들은 일방적이고도 상대적이었다. 어느 한쪽이 변하면 상대도 자연스럽게 변해갔다. 서로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같이 인정해줄 때 우리는 여전하다, 한결같다고 말을 해 주었다. "아맛나가 옛날 그 맛 그대로이네"  모두의 입으로 아맛나를 가져가는 순간 한치 의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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