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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MD Jul 13. 2020

[월간책방] The Four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의 숨은 DNA

2년 전 여름에 아주 잠깐 뉴욕에 있을 때 읽은 책입니다. 아마존 북스에 가면 항상 상위에 링크되어 있어서, 저도 읽어보게 됐습니다. 저자는 한국에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는 상당히 유명합니다. 돈도 꽤 잘 버는 사업가이자, 교수이자,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고, 그 외에도 하는 일이 많은 사람입니다. 원제 ‘The Four’는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네 기업(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을 요한 묵시록에 기록된 ‘네 명의 기사’(the four horsemen)에 빗대어 표현한 것인데요, 한국어판 제목은 “플랫폼 제국의 미래”입니다. 한국에서 The four horsemen이 그렇게 익숙한 표현은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지은 제목 같긴 하지만, 다소 좀 밋밋합니다.



저자가 선정한 지구 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4곳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입니다. 각 기업이 어떻게 현재의 지위에 올라오게 되었는지, 앞으로 전망은 어떤지, 그리고 이 네 기업을 위협할만한 또는 다섯 번째 기사가 될 만한 기업은 어디인지까지 같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책이 나온 게 2017년이니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는 이 네 기업의 위상이 여전합니다. 네 기업 중에서도 저자가 가장 장악력이 높다고 평가하는 기업은 바로 ‘아마존’입니다. 일상에 필요한 모든 상품이 아마존을 통해서 거래되고, 아마존 프라임의 구독자수가 꾸준히 늘고, 그 구독을 통해 OTT 시장 등 다른 산업으로의 확장성이 높고, 홀푸드 마켓 인수로 오프라인에 대한 장악까지 하고 있는 점 등을 들며, 현재도 가장 강력하지만, 앞으로도 대체재가 나오기 어려운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서 그 영향력은 더 빨리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매년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코로나 이후 점점 손익도 개선이 되고 있다더군요), 쿠팡의 매출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으며, 코로나 영향으로 쿠팡 이용자층이 40-50대 이상으로까지 넓어지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사내 벤처 공모전 때, 아마존과 쿠팡이 높은 장악력을 무기로, 납품업체의 상품기획에도 입김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례를 들어, 제조업을 하고 있는 우리 회사도 쿠팡에 장악당하지 않으려면, 우리만의 ‘콘텐츠’를 제대로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좋은 브랜드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만, 회사는 반대로 브랜드를 키우기는커녕,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만 목을 매더 군요. 흠. 우리만의 확실한 콘텐츠가 있어야 이런 플랫폼 기업한테 밀리지 않을 텐데 말이죠.)



다음으로 5번째 기사가 될만한 몇 가지 기업들을 평가한 부분을 한 번 볼까요. 후보는 알리바바, 테슬라, 우버, 에어비앤비 등 요즘 뜨고 있는 기업과, 전통적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입니다. 책을 읽을 당시인 2년 전에도 느꼈지만, 지금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도 역시 인상적인 부분은 ‘우버’를 평가한 부분입니다. 우버를 계속 지켜본 분들은 아마 현재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잘 아시겠지만, 2년 전 만해도 우버가 꽤 괜찮았죠. 저자가 책에서 지적한 우버에 대한 우려는 ‘낮은 호감도’(low likeability)였습니다. 우선 CEO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임했고, 우버의 전통적인 경쟁자인 택시 운전사들로부터 저항이 많았습니다. 택시 운전사들에 대한 애정이 있는 대중들도 택시 운전사들이 실업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불편해했습니다. 저자는, 이런 비호감이 정치인에게도 영향을 미쳐 우버에 불리한 규제가 생기게 된다고 지적하며, 우버가 5번째 기사가 되려면 넘을 장애물이 많다고 평가했습니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는데, 예상대로 우버는 그 이후로 하락세를 겪었습니다. 지역별로 우버 신규 운전자 등록을 불허하는 등 우버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기 시작했죠.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도, 신규 운송 사업자와 기존 택시 운전사들 간의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카카오 택시에 반발하는 택시기사들의 파업과 집회가 이어졌고, 18년 말에 시작한 ‘타다’는 더 강한 저항에 부딪혀 ‘타다 금지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타다 사태를 지켜본 카카오는, 기존 택시기사들의 분노를 사지 않으면서 운송업계를 장악하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용이나 효율 측면에서의 분석이 어려워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어쨌든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카카오가 어느 수준까지 운송업계를 접수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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