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누일 곳 많은데
마음 누일 곳은 별로 없네
석양이 뜨면
풀어 헤친 마음들 불러와
어둠이 사방으로 깔리기 전
누일 곳을 찾아
헤맨다
찬란한 햇살이 좋아
폭신한 잔디에 잠시 눕혀 놓은 마음도
이름 모를 작은 카페
예쁜 의자에 앉혀 놓은 마음도
카페라떼 한 잔으로
세상의 행복이 입술 안에 그득할 때
베시시 웃으며 지켜보던 마음도
마른 가지 사이로 날리던 눈송이처럼
추운 세상 이리저리 방황하던 마음도
개켜진 빨래처럼
차곡차곡
단정하게
갤 수 있으면
반의 반평
조그마한 움막이라도
지친 마음
누일 수 있으련만
보이지 않는데 보고 싶고
잡히지 않는데 잡고 싶은
마음들,
그러 모으면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 같으련가
손에 쥐면
녹아 사라지는
신기루련가
겨울이 길다 한들
봄은 기어코
오고 말겠지
그때
하얀 수선화 피어나면
향기 업고 뛰노는
봄바람 위에
내 마음도 누워 있겠네
흰 수선화 향기를 닮은 고운글 쓰시던 글벗, 현아작가님을 위해 작은나무가 한 수 지어 올립니다.
다시 돌아오실 그날까지 기다리고 있을게요...작가님...
작은나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