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아이들은 소중해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온 너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 너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얼마나 조마조마할까? 그렇지만 천사 같은 네가 살아갈 세상은 생각만큼 아름다운 곳이 아닐 수 있어. 엄마, 아빠는 너에게 예쁘고 아름다운 부분만을 보여주고 싶지만 어느 순간 네가 우리의 손을 벗어나게 되는 때에는 그렇지 않은 이면까지도 경험하게 될 거야. 그런 순간에 너무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강인한 심장을 가졌으면 좋겠어. 힘들어하는 너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나에게도 곤욕일 테니까.
나는 아직 엄마가 되어보지 않아서 엄마의 입장을 전부 이해하기는 힘든 게 맞아. 그래도 일을 하면서 엄마의 입장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을 많이 해. 내 아이가 친구와 다툰 일로 속상해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습적인 부분에서 뒤처지는 것 같을 땐 괜스레 재촉하게 되지는 않을까? 너의 작은 상처에도 흉이 지지는 않을까 계속 신경 쓰게 될까? 예민한 엄마가 되거나 혹은 무심한 엄마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때도 있어. 나도 분명히 누군가에게 너를 부탁해야 할 때가 있을 텐데. 감사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괜찮아요.” “그럴 수 있죠.”하고 넘어가기만 한다면 내가 없는 사이에 네가 무시당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어. 정말,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구나. 그래서 나는 일을 하면서도 이것저것 걱정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해. 또 세상이 워낙 험하니까 부모는 더욱 예리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지.
생각해 보렴. 네가 부당한 일을 당하고, 아파하는 걸 내가 조금만 나서서 막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지 않겠니? 작고 여린 네가 너만의 껍질을 깨고 나오려 할 때 가만히 옆에서 지켜봐 주는 일이 힘들 것 같아. 네가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그 껍질을 내가 대신 벗겨내고 싶어 지겠지. 하지만 진짜 좋은 엄마는 때로 한 발짝 물러서서 스스로 해내기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해. 그건 참 곤욕스러운 일일 테지만 너를 위해서 꾹 참아볼 거야. 교육방송을 보면서도 공부했거든. 한국 엄마들은 너무 조급해서 손수 다 해 주려고 한대.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할 텐데.
네가 태어난다면 나는 지금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될 거야. 세상에 하나뿐인 너를 잘 키워야 하니까. 엄마가 되는 것도 처음이라서 실수투성이겠지만 너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줄여야지. 그래서 육아 프로그램이나 육아 관련 서적도 많이 찾아보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공부하는 엄마들이 많아. 엄마가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얼마만큼 해야 잘하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고, 누군가가 이건 부족하고 이건 잘하고 있다고 늘 컨설팅해 주는 것도 아니니까. 아이들 기질과 성향에 따라서도 말과 행동이 전부 달라야 하니 때로는 난감할 때도 있지 뭐야.
가끔 뉴스에서 어린아이들이 사고를 당한 일을 보게 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몰라. 어떤 방송에서는 갑자기 사고를 당해 삶에 거의 가망이 없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님의 모습이 비치기도 했는데 정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어. 아이를 먼저 보내야만 하는 부모의 마음이 대체 어떤 마음일지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어. 날마다 자책을 하고, 후회로 가득한 나날을 보낼 것만 같아. 내가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었으면, 할 수만 있으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도 들 거야.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 것처럼 그런 아픔을 매일, 매 시간 느끼게 되겠지.
아이들은 그만큼 소중한 거란다. 보호받아야 마땅한 존재들이야. 어른들은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아픔을 죽을 때까지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 항상 아이들을 살피는 어른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어른들의 괜한 사리사욕으로 인해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해. 그건 모든 어른들을 화나게 하는 일이야. 심지어는 그런 사람들이 나 몰라라 하는 태도로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이렇게 험한 세상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도 미안하다는 사람들이 있더라. 글쎄, 어떤 것이 옳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만나고, 너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어.
언젠가는 꼭 만나자,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