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에서의 질문
치앙마이 왓 우멍 입구에 있는 부처님은 젊고 늘씬하다. 얼굴엔 환한 미소까지 있다. 고행을 겪고 깨달은 분에게 찾아온 이들을 대하는 얼굴이 밝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삶의 고민일랑 슬그머니 내려놓아야 될 것만 같다.
동굴 안의 사원은 내면으로 들어가는 긴 터널 같다.
짧은 시간 수많은 질문들이 별똥별같이 쏟아진다.
욕망하는
우리 삶의 모양은 어찌 이리 다양할까
무지와 폭력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 가는가
그로 인한 고통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대자연과 문명 속 살아 숨 쉬고 노래하는 것들과
함께 수 없이 죽어 썩어가는 것들
삶과 죽음 모두 섞여있다.
무엇이 더 좋고 무엇이 더 아름다운가
나를 밀어내고 이끄는 힘은 무언가
어디서 온 것이고 어디로 가는가
그런 곳이 있기나 한 것일까?
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알 수 없음이다.
이 몸은 뭔가
삐걱거리는 몸을
인식하는 것은 또 뭘까?
의식과 마음은 왜 그리 바람 같은가
붙잡을 수도 없다.
바람결에 질문이 일어나고 사라진다.
알 수도 없다.
바라는 것이 없고
두려움이 없는 것
그것을 누군가는 자유라 했다.
또 누군가는
질문이 사라지는 순간
진리 안에 있는 것이라 했다.
사원여행이 불러낸 질문들도
그저 흘러가는
조각난 생각일 뿐이다.
힘 빼고
좀 가볍게
사는 날까지
사브작 사브작
내 몫의 삶을 살 뿐이다
허 허~
그래, 이제
하고 싶은 것보다 필요한 일들을
힘 빼고 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조각난 불상, 덩그러니 머리만 있는 불상도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