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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ora Oct 01. 2020

꿈을 통해 내 몸 알아가기

꿈이 질병에 대한 단서나 치료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지중해 연안 곳곳에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의술과 치료의 신으로 여겼던 아스클레피오스 (Asklepios)를 위한 신전들이 있었다. 

에피다우로스의 아스클레피온 내의 아바톤

특별히 에피다우로스 (Epidaurus)는 아스클레피오스 (Asklepios) 숭배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현재까지도 그 유적이 남아있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곳은 아스클레피오스를 숭배하는 신전일 뿐 아니라 외과적 수술이 이루어지는 등 질병을 치료했던 곳이기도 하다. 특별히 아바톤 (abaton)은 환자들이 수면을 취하면서 꿈을 배양하던 곳인데, 신전 의사들은 병을 진단하고 치료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환자의 꿈을 지속적으로 활용하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꿈이 질병에 대한 단서나 치료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하버드 의과대학의 심리학 교수로 꿈에 대해 연구해온 디어드리 배릿 (Deirdre Barrett) 박사에 의하면 꿈이 여타의 문제 해결책을 제시해주듯, 신체의 감각과 그에 따른 반사 작용 역시 꿈을 통해 의식에 전달되기 때문에 꿈이 꿈꾼이에게 자극을 주어 신체적 질병을 경고하기도 하고 질병을 치유하는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의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직관이나 신체적 감지력은 의식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꿈은 우리의 몸에 대한 메시지를 우리가 의식하기 전에 전달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여러 사례들은 배릿 박사가 저술한 <The Committe of Sleep> 책을 통해 참고할 수 있으며, 이는 <꿈은 알고 있다>라는 한국어 번역본으로도 출간되어 있다) 


배릿 박사에 의하면, 신체의학적 꿈의 경우, 꿈에서 상처 입은 부위와 똑같은 자리에 병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꿈이 시각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되지만, 보통 꿈과는 달리 매우 생생하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특별히 무의식은 중요한 사안을 전달할 때 의식이 그 사실을 인지할 때까지 반복한다. 물론 꿈속의 경고가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질병에 대해 예고해줄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해주고 있다. 꿈은 병 치료에 대한 처방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드렉셀 대학 (Drexel University)의 도넬리 (Donnelly G.F) 교수는 건강한 사람과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꿈을 비교분석하였는데, 건강한 사람의 꿈은 자기 발견과 자기 계발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반면,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꿈은,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치료법을 제시해주기도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칼융 역시 꿈이 발 딛고 있는 무의식의 층위는 몸의 생리학적 과정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고 보았다. 


자연스레 꿈은 섭취하는 음식과도 깊은 관련의 고리가 있지 않을까 질문해보게 된다.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러한 경우 비타민 B 복합체를 복용하면 꿈 기억이 보다 선명해진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섭취하는 음식과 그로 인한 몸의 화학이 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꿈과 몸의 관계에 대해 보다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참고자료: 

Donnelly G.F & McPeak C.D. (1996) Dreams: Their Function in Health and Illness. Holistic Nursing Practice, 10(4), 6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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