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그립이 전부다

잘 잡아야 잡스럽지 않다

by 이숲오 eSOOPo

잡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한동안 무심하게 지나친 거머쥐기에 대하여


연필부터 계란까지

감정부터 감성까지


제대로 잡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돌잡이 이후로는 아무것도 마음대로 통렬하게 잡아보지 못한 듯하다


잡는 것이 운명이라고 믿었던 시절은 지나가고


잡히지 않는 것들에만 목을 매는 시절이 도래했다


상대의 마음을 잡으려면 펜을 정성껏 잡아야 했고


상대의 반격을 막으려면 창을 제대로 잡아야 했다


지금은 무엇도 어설프고 서툴기만 하다


도구만 무성하고 잡기는 허술하다


잘 잡기만 해도 성사되는 일들을 헤아린다


그립은 그림만으로는 불가하다


직접 몸으로 마음으로 거머쥐어야 가능하다


반복해서 내 몸과 마음에 일치시키는 수고가 있어야 한다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는

누구와 절대 같을 수 없는


거기서부터 나다운 몸짓들과 걸음이 시작된다


너무 기본이라서 간과되는 그립


나의 모든 그립들을 바닥에 늘어놓고 점검해 본다


그립 없이 치른 동작들은 모조리 폐기하거나 갱신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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