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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밀 Nov 02. 2019

혼자를 외치는 세상

0.5인분의 그녀

혼자를 외치는 세상


혼자인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거나, 혼자일 때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게 진정 행복한 거라는 말들이 너무나도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 나도 혼자서 온전히 즐겁고 행복하고 완전해야만 제대로 된 한 사람의 몫을 해내는 줄로만 착각했다.


이런 세상에 반항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문득, 꼭 혼자서 온전한 필요가 있나 싶은 장난꾸러기 같은 생각이 든다. 대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만 봐도 애인이 없을 적 하루에 열 번은 외롭다 외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좋은 짝꿍을 만나 연애한 지 4년 차, 그녀는 겉보기에 썩 괜찮은 삶을 산다.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충분히 해내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 좋은 의미로 인기가 많다. 한 열 발자국 떨어져 사는 내가 보기에는 0.5인분 같던 그녀가 짝꿍과 있어 2,3인분처럼 방대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면 그녀는 그를 만나 혼자서도 온전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일까? 혹은 0.5인분의 몫을 했던 그녀지만 시너지가 맞는 짝꿍이 있기에 2,3인분의 몫을 해낼 수 있게 된 것일까? 전자든 후자든 중요한 건 그녀는 혼자보다 둘일 때 행복해한다는 거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 혼자일 때 온전히 행복해야만 누군갈 만나서도 행복해하는 사람. 혼자일 때 온전하지 않아도 누군갈 만나면 행복해지는 사람. 그럼에도 혼자서 완전하라니 세상 모두가 짜고 날 속이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든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다시 한번 알아야 하는 그 말, 사람은 누구나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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