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연에게 실망했을 때

기대한만큼 실망도 큰 법

새로운 인연에게 실망했을 때

새로운 사람을 만나다 보면 정말 잘 맞는 것 같은 사람이 나타나요. 상대의 모든 게 좋고 그러다 보니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욕망도 생기죠. 하지만 어느 날 실망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생각했던 만큼은 아니었구나, 그동안은 착각한 걸까? 하는 고민과 함께 속상함에 잠 못 드는 밤이 생길지도요.

누군가는 “에이, 얼마나 알았다고 그래? 네가 사람을 성급히 판단한 거야.” 말하지만, 시간이 사람의 본모습을 드러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것보단 첫 만남이나 언젠가의 만남이 강렬해서,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지 못하고, 풍선처럼 부풀려 바라본 게 아닐까요? 존재감이 큰 사람은 머릿속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죠. 상대를 만나는 동안 바람을 불어주면 불어 줄수록 더욱 크게 느껴졌을 겁니다. 공기를 가득 불어넣은 풍선도 묶어놓지 않으면 금세 바람이 빠져 날아가버려요. 나도 날 구속할 수 없는데, 타인을 내손으로 묶어놓을 순 없는 법이지요.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큰 게 아닐까요. 그 사람은 본래 있던 자리에 있을 뿐이니 잘못이 없고, 나 또한 순간의 강렬함에 휩쓸렸던 것뿐이니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실망이 오면 실망하고, 마음 가는 대로 다시 좋아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천천히 멀어지면 됩니다.

그런데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는 사람도 있어요. 일상생활을 하다 각도를 조금만 틀어도 그 사람 생각은 나는데, 바람 불어놓은 기대치에 부응 못해 실망도 하지만 싫어할 방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멀어지고 싶어도 마음이 고장 난 나침반처럼, 도통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질 못하다가 결국에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기도 해요. 주인 속도 모르는 나침반은 막힌 벽만 가리키는데, 그렇다고 뒤로 되돌아갈 용기는 없어요. 아니면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거죠.

그럴 때는요,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예요. 그러다가 할 수 있는 게 제로가 되었을 때 두 손, 두 발 다 놓고 무방비한 자세로 바닥에 누워버리자고요. 그럼 상대방이 지르밟고 지나가든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든 하지 않겠어요? 노력할 만큼 했으니 결과가 어떻게 되건 하늘 향해 미소 한방 지어주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