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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Mar 05. 2020

베를린인 듯 아닌 듯

by 베를린 부부-Piggy

더키의 아파트에는 터키 사람들이 많이 산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여기저기 "샬롬(터키의 인사말)"하고 인사를 한다. 하도 듣다 보니 더키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그들과 인사를 한다.


치킨의 회사 동료 더키는 리스본 출신이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공부하고 스위스에서 직장을 다니기도 한 전형적인 유럽인이다. 치킨과 회사에서 만난 지 5년 정도 됐는데 현재 그는 리스본에 살고 계신 할머니를 돌봐야 해서 프로젝트가 있을 때만 베를린으로 출근한다.


치킨의 회사는 크로이츠 베어크(kreuzberg)인데 더키는 이번에 1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를 맡아서 회사 근처 코트부서토어(kottbusser Tor: 일명 코티라고 부른다)에 집을 구했다.  베를린에서 일명 핫하다는 동네다.

동베를린이었던 지역의 낮은 임대료와 수입이 불안정한 곳곳의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만들어진 곳이라 구석구석 매력적인 카페나 샵이 많다. 물론 지금은 어마 무시하게 높은 임대료를 뽐내고 있다.


지금의 상권이나 동네가 형성되기 전에 아무래도 가격이 싸다 보니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했다고 한다. 한번 임대계약을 하면 세입자의 권리가 높은 독일이기에 예전부터 살던 사람들은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으로 살고 있기도 하다.


베를린은 외국인이 참 많다. 나처럼 독일어를 못하는 사람도 참 많다. 그래서 더 자유롭고 매력적인 도시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으로 새로운 일들도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예전부터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라고 불렸다.

농담으로 이제 그만 가난하면 좋겠다고 하기도 하고 베를린 시내에서 만나는 외국인의 반이상이 예술가라고 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 깊숙하게 이 나라에 들어가질 못해서(언어의 부재가 가장 큰 요소다)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지만 처음 외국을 나간다면 너무 외지인이 없는 곳보다는 베를린처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 조금은 덜 피곤할 것 같다.

예전에 바르셀로나 유학시절, 대학교에 동양인 유학생이라고는 나하나여서 그 흔한 수업째는 것도 못해봤다.

물론 이게 올바른 예시는 아니겠다만.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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