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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화 Feb 26. 2022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 되어

탑과 매화가 어우러진 동장사



어머니 회갑 때는 잔치를 했다. 친척들을 초대해서 음식을 먹고 차례대로 노래를 했다. 기생들 몇 명이 흥을 돋우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도 그런 문화가 있었다. 세월이 흘러 내가 회갑이 되자 지금은 여행을 가는 식으로 바뀐 것 같다. 동갑인 남편과 함께  2박3일 가족 여행을 했다. 두 딸이 휴가를 내고 아들이 개강하기 전 시간을 냈다.        

 가까이에 있는 다른 느낌의 나라 일본. 인천에서 한 시간여 걸려 후쿠오카로 갔다. 제주도와 비슷한 기온이어서 3월초인데 나무들이 푸르렀다. 활짝 핀 홍매화와 막 피기 시작하는 벚꽃도 보였다. 


 후쿠오카에서 차로 2시간정도 분고다카로 이동할 때 창 밖에 펼쳐지는 산과 들판, 마을들은 정갈한 느낌이 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본 분위기가 생각났다. 삼나무, 편백나무, 대나무들로 조성된 숲을 보니 자연도 다듬어진 듯 했다 분고다카의 쇼와노마치는 쇼와시대(70년대 80년대)의 옛모습을 재현해놓은 곳으로 '나미야 잡화점'의 영화촬영지이기도 했다     

 유후인에 도착하니 비가 내렸다. 긴린코 호수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운치가 있었다. 호수 바닥에서 차가운 샘물과 뜨거운 온천수가 동시에 솟아나 수면 위로 물안개가 자주 피어오른다고 한다.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절인 동장사는 주황색 탑과 매화가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지옥체험 코스로 완전한 암흑 속을 줄지어 걸었다. 평지라고 하는데도 한치 앞이 안보여 발 내딛기가 어려웠다. 오른손으로 벽을 더듬으며 가족이 서로 의지하고 걷다보니 출구가 나왔다.      

 '심리적 시간'이란 말이 있다. 모든 것이 신기한 어린아이들에게는 시간이 천쳔히 간다. 나이 들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같은 일이 반복되어 새로울 것이 없을 때 시간은 후딱 지나간다.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것을 보며 이동하니 하루가 길게 느껴졌다.      

 가까워서 소홀하거나 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함께 하면 힘이 나고 안심되는 것이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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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오카에서는 씨 사이드 모모치와 후쿠오카 타워, 다자이후 텐만궁을 관광할 수 있다. 기타큐슈에는 모지항 레토르,  벳부에는 가마도 지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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