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네 털을 처음에는 언니가 조금씩 잘라주었는데 언니가 솜씨가 워낙에 없다 보니 애견 미용도 하는 동물 병원에 예약을 해서 미용을 받게 되었어.
1년에 털이 가장 많이 빠지는 시기에 털을 깎았었는데 몇 군데 동물 병원을 다녀보고 나서야 한 동물 병원에 정착을 했었지.
처음에 갔던 동물 병원에서 애견 미용을 받은 날.
널 찾으러 동물 병원에 갔는데 넌 나를 보자마자 반가워하면서도 좀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몸을 조금 부들부들 떨었어.
태어나서 처음 받아 본 애견 미용에 네가 많이 낯설고 불안했었던 것 같아.
널 품에 안아 집으로 오니 그새 너의 불안함은 사라졌고 부들부들 떠는 모습도 사라졌지.
네가 목에 두르고 있는 손수건은 언니가 선물로 받아온 손수건이었어~^^
학원에서 내 수업을 듣던 아이가 내가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는 걸 알고 강아지 갔다 주라고 주더라고.
그래서 손수건을 받아 들고 와서 너의 목에 둘러주었어.
넌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좋아했던 것 같아.
그 뒤로도 종종 네 목에 저렇게 손수건을 둘러주었고 겨울에는 자주 둘러줬었지.
넌 주기적으로 애견 미용을 받았는데 늘 가던 동물 병원에 새로 온 애견 미용사가 있는 거야.
나한테 너를 어떤 모습으로 미용을 했으면 좋겠냐고 해서 시원한 모습으로 해주세요, 그리고 털모양은 예쁘게 살려주세요~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네 털을 아주 박박 밀어놨더라.
애견 미용사가 나한테 너를 안겨주는데 처음으로 본 너의 맨몸에 난 당황스러웠지.
정말 꼬맹이 맞냐고 물어보니 너 맞다고 하는데 네가 맞기는 한 것 같은데 낯선 모습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바보 같은 질문을 했던 거야.
그리고 그 동물 병원에 새로 온 애견 미용사가 네 목에 저렇게 앙증맞은 스카프를 둘러주었는데
그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왔고 귀엽기도 했었지.
아... 사진으로 다시 봐도 너무 적나라하게 너를 박박 깎았구나...ㅠㅠ
추운 겨울이 아닌 게 천만다행이었다.
저렇게 털을 민걸 보니 더운 시기였을 거야.
아마도 초여름이거나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
그 시기에 넌 털이 많이 빠졌거든.
그래도 그 애견 미용사가 네 털은 예쁘게 잘 살려주었네.
너를 데리고 산책 나갈 때 네 꼬리를 본 사람들이 귀엽다는 말을 종종 했었던 게 기억이 난다.
지금 너를 내 기억에서, 사진 속에서 소환하고 있는데
너 혹시 이 사진들을 보고
'헐... 저게 나라고? 이 언니가 이 뛰어난 미모를 다 죽였네, 죽였어...'라고
삐쳐있거나 날 째려보고 있는 건 아니지?ㅎㅎ
이 사진들 말고도 네 미용 사진들이 좀 있는데 그건 나중에 다시 올려보도록 할게.
이제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
언니가 좋아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중이지.
이런 봄에 너랑 산책했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네 별에서도 산책 잘하고 있지?
언니랑 이제는 같이 산책하지 못하지만 친구들과 같이 즐겁게 산책하고 뛰어놀길 바라.
그게 싫으면 언니꿈에 놀러 오든지~ㅎㅎ
그럼 언니가 실컷 산책시켜 줄게.
오늘도 행복하고 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꼬맹이길 바라며...
지구에서 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