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에 대하여

저는 숏컷을 한 여성입니다

by 빛길

종종 처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짧게 자른 머리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왜 머리를 짧게 잘랐냐고, 갑자기 한번에 자른 거냐고. 그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며 내 인스타그램 피드를 훑으니 스물의 나와 스물 다섯의 나는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스무살의 나는 왕복 다섯시간 통학을 해도 꼭 화장을 하고 긴 머리를 매만지던 사람, 다이어트를 입에 달고 살며 살이 붙을까 걱정하고 내 몸 이곳저곳을 재고 따지던 사람이었다. 더불어 내가 가진 꿈을 부끄럽게 말하고 여기 저기 눈치를 보며 무례한 말도 그저 웃어 넘기던 사람이기도 했다.


스물 다섯의 나 역시 아직도 놓지 못한 것이 많고, 용기내지 못할 때가 있으며,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참고 넘기는 때도 있는 불완전한 사람이다. 그래도 스물의 나보다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아 그게 참 좋다.


나는 갑작스레 머리를 잘랐고 이 머리가 마음에 들어 당분간 짧은 머리를 고수하기로 했다. 다이어트는 그만둔지 몇개월 되었고 대신 다른 것들에 신경을 쏟기로 했다. 아직도 불확실한 미래와 꿈에 대해 불안과 걱정을 가지고 살지만 적어도 부끄러워 하지는 않는다. 무례한 말을 들었을 때 그것이 무례하고 몰상식한 말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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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유로운 내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지.

더 자유로운 세상이 되도록 더 많이 성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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