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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올해의 OTT 시리즈 베스트 10

2024년 올해의 OTT(넷플릭스/웨이브/디즈니+ 등) 시리즈 베스트

by 강민영

*이번 주 추천작은 올해 OTT(넷플릭스/웨이브/디즈니+ 등) 베스트 10으로 대체합니다 :)


매년 넷플릭스 이외의 OTT 구독이 늘어나고 있고 올해도 아래 목록들의 몇 가지는 비 넷플릭스 플랫폼이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비율로 넷플릭스가 높다. 언제나 그렇듯 상대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서는 좋은 작품을 찾기 어려웠지만, 다른 OTT 플랫폼에 비해 폭넓고 다양한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안타깝게도 최근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 2>를 비롯해 대다수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들은 이 '유효한' 지점 안에 들지 못했다.


아래의 목록들은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디즈니+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더불어 2024년 1월부터 12월까지 공개된 작품으로 제한을 두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애플TV+의 다양한 작품들을 올해 제대로 찾아보지는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클 것이다.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파친코: 시즌 2>는 손도 대지 못했다. 애플TV+와 아마존을 찾지 못한 것에 비해 현재 합병이 이루어지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를 통해 찾아본 드라마들이 상대적으로 많고, 예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놓치지 않고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각 작품 옆에는 스트리밍 중인 OTT의 이름을 기재했다. 매년 생각하는 거지만, 아래 순위는 사실 1, 2, 3위를 제외하곤 크게 상관이 없을 정도로 대부분 평이하고 고르게 좋았다. 아래 목록에 적은 시리즈와 오리지널들은 모두 이곳에서 한 번씩 소개한 적이 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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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킬러들의 쇼핑몰> / 디즈니+

2024년의 1~2월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가 바로 <킬러들의 쇼핑몰> 아니었을까. 이동욱에 의한, 이동욱을 위한 이 드라마는 혜성처럼 등장해서 엄청난 속도로 시청자들을 장악했다. 각개의 캐릭터들이 명확하고 매력이 있어야 드라마가 잘 '굴러간다'는 공식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수작이었다. 드라마가 후반부에 이를 때가 되어서야 모든 어렴풋한 얼개와 정보들을 조합할 수 있게 된다는 신박한 구조도 한몫했지만, 거침없이 내달리며 과거와 현재를 자유자재로 교차하는 속도감 높은 편집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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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삼체> / 넷플릭스

류츠신의 동명 소설인 [삼체]를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삼체>. 아마 올해 넷플릭스 플랫폼을 유영한 사람들이 한 번쯤은 건드려봤을 드라마기이도 하다. 원작 소설도 그렇지만 결코 대중적인 서사는 아닌 탓에 진입 장벽이 상당한데, '삼체'를 이루는 세계관을 아주 강렬하고도 디테일하게 잡아내어 이 드라마를 통해 역으로 소설을 읽는 열풍이 크게 불기도 했다. 원작의 장점을 모두 고르게 가져온 것에 더해 코즈믹 호러 장르를 제대로 입혔으며, 이 장르 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명실공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중 거대한 획을 긋게 될 연작 드라마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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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빠와 딸의 춤> / 넷플릭스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베스트를 꼽자면 단언컨대 너무도 당연하게도, 이 작품 하나만이 거론될 것이다. 한 교도소를 대상으로 10주간의 갱생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감자들과 수감자들의 가족, 그중에서도 딸들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인 <아빠와 딸의 춤>은 공개 직후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동시에 받으며 올해 가장 주목할 다큐멘터리로 등극했다. 인간이 인간다움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큰 울림을 주는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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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히라만디: 다이아몬드 시장> / 넷플릭스

2024년 넷플릭스 공개 라인업 중에 가장 기대가 컸던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히라만디:다이아몬드 시장>. 전작인 <강구바이 카티아와디:마피아 퀸>과 비슷한 결이자 반살리 감독의 역작이기도 한 <파드마바트>의 결이 어느 정도 들어있는 드라마다. 기대만큼 시즌 초반부터 끝까지 고르게 좋다는 느낌을 주진 못했지만, 반살리 감독이 지금까지 이어온 어떤 세계관의 장식과 디테일한 지점들을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다시 말해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사로잡기 충분할 정도로 반짝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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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 웨이브

올해 한국 예능의 성취 중 하나인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사상 검증'이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전면에 배치해 공개 초기 단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서바이벌 게임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각자가 가진 세계를 대변하고, 그 대변된 세계를 직관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는, 소위 말해 다양한 사람들이 '발화하는 지점'을 아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서바이벌이나 리얼리티라는 단어들로 치부하기 힘들 정도로 꽤 깊은 울림을 주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며, 올 한 해 웨이브 구독료의 가치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방식의 서바이벌은 전무후무할 것이며, 이렇게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지기도 힘들 것 같다. 다른 어떤 것보다, '박성민'이라는 인물을 전면에 보여주고 대중에게 각인시키게 해준 것만으로 이 프로그램은 가치가 있다.


https://brunch.co.kr/@ekiria/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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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왓츠 인사이드> / 넷플릭스

비교적 최근에 본 영화지만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은 <왓츠 인사이드>.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설정 속에서 시작하는데 모든 상황이 몹시 흡인력 있게 흘러가 지지부진하던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바운더리 내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공포영화와 같은 도입부로 시작해 안정적인 서사, 탄탄한 연출, 그리고 이를 모두 아우르는 각각의 캐릭터의 매력과 이해력 등등. 영화를 보자마자 '정신 나갔다'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들었지만, 바로 그 점,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묘미 아닐까.


https://brunch.co.kr/@ekiria/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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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늘의 여자 주인공> / 넷플릭스

애나 켄드릭이 주연과 감독을 맡은 <오늘의 여자 주인공>. 살인, 강간, 추행 등 가리지 않고 여성 대상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마이자 중범죄자 '로드니'의 얼굴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상태에서 시작하는 독특한 스릴러/범죄 드라마로, 철저하게 피해자 시점에서 진행되며 단 한 번도 가해자를 우위에 두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 모든 엄청난 것들을(!) 애나 켄드릭이 해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 단숨에 사로잡혔다.


https://brunch.co.kr/@ekiria/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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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돌풍> / 넷플릭스

올해 순위권 중, 유일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인 <돌풍>. 설경구와 김희애가 작품 내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없었고, 그 첫 시작이 <돌풍>을 통해서였다는 이유만으로 국내에서도 제법 주목도가 높았다. 사실 <돌풍>은 '대통령이 죽었다'는 대범한 카피로 공개 전부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으며, 각본 집필을 국내 드라마판에서 독보적 입지를 자랑하는 박경수 작가가 작업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가치가 있었다. <돌풍>은 말하자면 현재의 정치계 인사들을 '전부'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치 드라마로, 국내에서 정치 장르를 주로 하는 드라마 중에서 상당히 수위가 높은 편이다. 비난 혹은 비판받아 마땅할 인물들을 대거 등장해 현실과 어느 정도 투영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제법 논란이 일었지만, 이 모든 상황을 유려하게 직조해낸다는 점, 특히나 비는 서사가 없이 아주 타이트하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박경수 작가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수작이었다. 올해의 한국 드라마.


https://brunch.co.kr/@ekiria/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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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더 베어: 시즌 3> / 디즈니+

디즈니+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더 베어> 시리즈 중 세 번째 시즌. 시즌 1, 2부터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더 베어>에 대해서는 이곳에서도 자주 소개한 만큼, 이 시리즈 자체에 대해서는 더 보탤 말이 없을 정도다. 다만 시즌 1, 2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시점에서 과연 시즌 3을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고 닫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기대감보다 회의감이 앞서긴 했는데, 그 걱정을 말끔히 날려줄 정도로 <더 베어: 시즌 3>는 파격적이고, 집요하고, 짜증 나게, 말하자면 '인내심의 싸움'을 전면에 걸며 관객들 앞으로 돌아왔다. 벌써 세 번째 시즌에 접어드는 드라마인데, 이렇게까지 신선할 수가 있을까? 더 이상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할 때 <더 베어: 시즌 3>가 강펀치를 날려준 느낌이다. 쌓아 올린 것들을 무너뜨리면서 또 새로운 이야기를 쌓아가는 파괴와 창조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놀라운 드라마.


https://brunch.co.kr/@ekiria/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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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플리: 더 시리즈> / 넷플릭스

이 목록을 쓰기 전부터 사실 1위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리플리: 더 시리즈> 외에 다른 작품을 이 자리에 올리는 건 감히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말이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창조하고, 수많은 '리플리'들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가는 그 순간들 중에서도 가장 멀리,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폭발하는 넷플릭스의 <리플리: 더 시리즈>. 모든 '리플리'들 중에서 이렇게 매혹적인 캐릭터의 변주와 각색은 없을 것이며, 동시에 완벽하게 통제되어 흘러가는 미장센의 모든 지점, 이 드라마의 모든 세계관이 그야말로 황홀하다. 올해의 드라마이자, 넷플릭스의 가치. 수많은 고전영화를 오마주하는 동시에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수작. 그 모든 걸 가능케하는 앤드류 스캇의 연기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https://brunch.co.kr/@ekiria/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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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거론하고 싶은 드라마는 <LTNS>(티빙), <The 8 Show>(더 에이트 쇼, 넷플릭스), <극악여왕>(넷플릭스), <완전무결한 커플>(넷플릭스) 정도다. <LTNS>는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과 <소공녀> 전고운 감독의 합작으로, 이솜과 안재홍의 케미가 돋보이는 동시에 유쾌하고도 신랄한 코미디라 올해 티빙 공개 작품 중 가장 재밌게 봤다. <The 8 Show>(더 에이트 쇼)는 한재림 감독의 작품으로 말 그대로 최악의 영화 중 하나였던 <비상선언>의 여파로 인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봤으나, 플랫폼의 장점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자극적이고도 속도감 있게 원작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살린 작품이라 마지막까지 즐겁게 봤다. 이 작품의 8할 공신은 천우희에 있음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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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여왕>은 일본 여성 프로레슬러판에 대한 5부작의 짧은 드라마로, 유리양 레트리버가 전설의 선수인 '덤프 마츠모토'를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유리양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한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를 보고 즐거웠다면 같은 넷플릭스 플랫폼의 <리키시>를 추천하고 싶다. <완전무결한 커플>은 니콜 키드먼, 다코타 패닝, 이브 휴슨, 이자벨 아자니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드라마로, 말 그대로 '막장 드라마'의 소재와 방식을 충실히 따르는 작품이다. 이쪽의 핵심 요소도 역시 니콜 키드먼으로, 빛나는 키드먼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황홀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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