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게으른 산책가 Nov 23. 2023

3. 유능한 두 명의 외계인, 앤트리오와 아이맥스

  8년 전에는 영국의 대도시인 런던으로 갔었다. 배불배불리야 행성에서 다른 행성으로 떠나는 탐험은 몇 차례 있지 않았다. 지구별과 배불배불리야 행성 간의 공전주기에 맞춰서 떠나야 했고, 지구인에 대한 정보량은 많지 않았다. 런던의 안개는 최악이었다. 지구별을 탐험하면서 제일 신나는 일은 태양열 충전이었다. 그들의 행성에서 맛볼 수 없는 태양의 열기를 실컷 느끼고 싶었다. 지구별에서 해야 할 임무를 겨우 마치고, 먼 거리를 돌아 자신의 행성에 도착했을 때, 몸살을 앓았다. 짙은 안개와 흐린 날씨에 힘을 내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아이맥스와 앤트리오가 런던으로 탐험을 떠났을 때는 고작 세 살이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남다른 능력이 있음을  종족들은 알아봤다. 이 행성의 외계인은 태어나자마자 타고난 능력을 쓸 수 있다. 그들의 행성이 궤도를 따라 태양을 한 바퀴 돌고 나면 그들이 갖고 있는 특별한 힘은 더욱 특별해진다. 태어나자마자 유치원을 다니게 되고, 두 살이 되면 학교를 다닌다. 눈이 많은 외계인은 ‘눈살 반’, 다리가 많은 외계인은 ‘줄행랑 반’으로 나뉜다. 아이맥스는 눈살 반에서 열린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경기에서 1등을 차지했다. 여섯 개의 눈을 발바닥으로 몰릴 수 있는 능력 덕분이었다. 바늘을 찾는 동안, 모래가 설탕처럼 눈알에 달라붙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눈꺼풀은 대단했다. 껌뻑 한번 하면, 차량 유리닦이처럼 말끔하게 모래알이 떨어졌다.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 앤트리오도 만만치 않았다. 줄행랑 반은 어두운 밤에 100미터 앞 건물 벽을 향해 불빛을 쏘았을 때, 빛이 벽에 닿기 전에 도착해야 하는 ‘빛보다 빨리’ 경기에서 1등을 차지했다. 부상으로는 지독한 방귀 냄새와 비슷한 메탄가스를 마실 수 있는 흡입권을 얻었다. 이 행성의 외계인은 지구인과 많이 달랐다. 방귀를 사랑하는 외계인이라니. 하지만 그들이 사랑하는 진짜 방귀는 행성에 없었다. 유사품만 있었다. 지구별에 간다면 흉내만 낸 방귀 유사품 말고, 진품으로 방귀 냄새를 맡고 싶었다. ‘제사보다 젯밥에 마음이 있다’라고 했던가. 임무보다 방귀를 맡고 싶다, 두 외계 요원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