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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sb May 08. 2023

나의 인도철학 여행기

  윤회 얘기가 나오자 난 흥분했다. 난 정말 (그때만 해도) 윤회, 고행 이런 아이디어가 맘에 안든다.


  "교수님! 그렇게 윤회가 싫어서 어렵게 수행하느니 차라리 안태어나는게 낫잖아요. 인도철학가들은 사람들에게 차라리 태어나지 말라고 인구정책을 폈었어야죠. 지금 인도 좀 보세요. 윤회 하지 말라고 하면서, 또 인구는 너무 많고, 너무 모순덩어리에요."


  나도 내 맘을 잡아둘 수가 없다. 수업 중 가끔 나는 주체를 못하고 흥분했다. 너무 모순덩어리라는 마지막 말에 주변에서 폭소가 터졌다. 그래도 나는 진지했다. 사람들이 그거에 대한 생각을 안해밨다는 반응이 더 의아하게 다가왔다. 


  내가 오해였다. 뭐든 어설프게 알면 저렇게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인도철학(이원론)은 원래 자손번식에 부정적 입장을 내보였다. 다만 그 철학이 나오던 당시만해도 계급제가 너무도 당연한 이치였다. 지식을 상류층들이 독점하고 있을 당시였던지라, 항상 비밀리에 전수됬다. 낮은 계층들에게까지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너무 멀리 있는 이야기 같게 들리기도 한다. 그런 높은 경지를 가지 않고도, 현실 살아가는데 문제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요가수트라는 단계별로 제시한다. 꼭 해탈을 바라보지 않더라도 그 마음이 청정해지는 과정에서 건강, 삶의 지혜, 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등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런 것들이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또 다른 색깔을 가진 지식이다. 학교에서는 왜 나를 위한 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지 않는거지? 라고 생각을 하곤 했는데, 아마 인도철학이 그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내 마음이 순수한 본질로 돌아갔을 때, 그때는 지혜가 밝아져 해탈로 자연 연결될거라고 말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멀리 높은 곳에 있을 것 같았던 요가수트라, 1장 삼매품 번역을 모두 마쳤다. 영어판 2개 버전, 한글판 2개 버전, 그리고 산스크리트어를 동시에 대조해가면서 번역했다. 작업하면서 느낀거지만, 다른 사람의 번역본을 읽는 것과, 내가 번역해가면서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아, 이래서 힘들게 산스크리트어를 배우는구나 알게되었다. 인도철학은 마음과 영적인 것을 말하므로, 그 전달하려는 미묘한 의미를 언어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원문을 직접 읽으며 그 의미를 본인이 직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거기에 직접 영적 체험을 해야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


  현실에서의 행복을 추구하며 물질을 좆어가는 사람들을 향해, 인도의 어느 철학자들은 "속지마라!"며 그것을 '악'이라 이름했다. 그들이 던진 작은 돌맹이는 그 후 인간사에 큰 파도가 되어 돌아왔다. 이데아를 추구하는 거대 종교들이 탄생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비극으로 몰고가기도 했다. 


  보이는 이 세상뿐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행복의 세계가 있는가? 


  인도철학은 단순히 인도에서 생겨난 과거 지식꾼들의 놀음이 아닐 것이다. 현재도 인도철학은 계속해서 이 풀지 못할 문제를 놓고 분투중일 것이다. 누군가 이에 대해 정답을 준다면 그가 메시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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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솔직한 심정, 자연은 너무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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