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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오 Dec 27. 2024

꼬맹이 삼식이가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어린이집은 방학이 일주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곧 겨울방학 시즌이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덜덜덜. 한겨울처럼 온몸에 냉기가 서려온다.

첫째 기특이는 다음 주 금요일 방학이라 그전까지 나를 위한 시간들을 좀 채워야 하지만.....

둘째 튼튼이는 이번주가 방학이라 월요일부터 나와 함께 집에서 한 몸인 듯 아닌 듯 보내고 있다.

"엄마! 나랑 레고 만들자!"

돌아서면 저 소리, 돌아서면 저 소리... 꿈에서도 레고가 나올 것 같다.

엄마가 빨래도 돌려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많으니까 잠깐만 기다려 줄래라고 말해도 요지부동.

얼굴이 곧 울그락불그락 지금 당장! 을 외친다. 

결국 레고를 하자며 나를 끌고 가지만 자기가 만들다가 없는 부품을 찾으라는 엄명이 있을 뿐.

나는 상자 속 가득한 부품들 사이에 손을 넣고 이리 휘적, 저리 휘적거려 보지만 아무래도 찾을 수 없다.

이럴 땐 갑자기 상황을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

"튼튼아, 엄마랑 그림 놀이 할까? 색칠하는 거 너 좋아하잖아!"

갑자기 튼튼이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잽싸게 그림놀이를 세팅하고 아이에게 앞치마를 입혀줬다.

처음에는 신나서 붓에 물감을 묻혀 스케치북에 이거 경찰차야! 를 외치며 빨강 파랑 검정을 휘젓더니

이내 흥미를 잃었는지 그만할래를 외친다.

아니 고작 10분을 위해서 난 이 세팅을 했단 말인가......


가끔 블로그에 엄마표 놀이라고 해서 다양한 놀이법들을 전수해 주는 '놀이의 고수'엄마들이 있다.

하지만 따라 하려고 보면 그 아이와 우리 아이의 관심사가 안 맞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성 가득 무언가를 만들고 꾸미고 하는 그 고수엄마를 쫓아가기엔 나는 열정이 부족한 엄마인지 힘에 부친다.


정말 아이 키우기 쉽지 않다.

아이는 낳는다고 혼자 크지 않는다. 절.대.로. 그래서 무조건 아이만 낳으라고 하고, 낳고 나서 뒤에 몰아칠 후폭풍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 심리적이나 체력적으로 크게 무너질 수 있다.

적당한 관심과 적당한 무관심이 잘 버무려져야 한다는 육아.

신생아 때는 체력이 바탕이고 그 이후 아이가 커가면서 심리적으로 내 마음수련을 잘해야 한다.

아이도 자아가 생기면서 고집도 생기고 더 이상 방긋방긋 웃어만 주는 아기가 아니기에..

10살 거북이 큰 녀석은 학원이나 스케줄이 있다 해도 방학 동안 비는 시간들이 훨씬 많다.

벌써부터 엄마 우리 방학 동안 뭐 해? 를 외치는 아이.

돈이 많으면 남들처럼 해외여행이라도 한번 가면 좋으련만. 지금 그럴 처지가 아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그 시간들을 채워줄 수밖에 없다.

빙어낚시, 썰매 타기, 무료 박물관 관람 등등...

찾으면 생각보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아이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소들이 꽤 있다.

그래, 이제 시작이다. 아니,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벌써부터 지치면 안 된다.

크게 심호흡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이번 두 달 긴 겨울방학도 잘 버텨, 아니 지내보자~~

엄마들 같이 힘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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