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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작가 Dec 26. 2023

명예퇴직 거부하고 가족과 함께

살아온 30년, 살아갈 30년 [3]


2편에 이어 계속 … 


이렇게 호기롭게 명예퇴직 거부하고 회사 빌딩 문을 열고 나섰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내 얼굴을 때리니, 갑자기 가족들이 무지 보고 싶어졌다. 아내에게 카톡을 보냈다.


# 출처 : 늘푸르게 블로그


아내에게 이렇게 카톡을 보내고, 동네 마트에 들렀다. “오늘 지르자. 비싼 와인으로”


출처 :늘푸르게 블로그


“음... 아주 비싼 와인은 보이지 않지만, 한국인이 좋아하는 베스트셀러 와인들은 많이 있군. 와인 하나 고르고, 비싼 치즈(?^^)도 하나 사서, 집으로 갔다. 



집 현관문을 여니, 공기가 좀…



늘~ (아주 밝은 목소리로) "아빠가 와인 질렀어. 비싼 것으로. 얼마게?"  아들~”아빠, 와인 가격을 잘 몰라서요, 보통 얼마짜리 마셔요?". 늘~" 보통 7~8천 원 비싸면 만 원". 아내 "3만 원!", 아들/딸  "2만 4천 원"  

늘~ "아니 아빠가 명예퇴직 거부하고, 팀원으로 강등된 기념일이라, 비싼 와인 샀다고 이야기했는데, 이 정도 가격만 불러?


아이와 아내는 아빠의 배포를 너무 잘 아는구나. 아들과 딸이 정확하게 와인 가격을 맞추었다. ^^ Yellow tail이나 Casillero de Diablo(디아블로), MONTES, 마주왕 정도까지가 내 돈으로 사 먹어 본 와인이다. 마트에 진열된 와인 중 더 비싼 와인도 있었지만,  이보다 비싼 와인은 내 돈으로 사 먹은 적은 거의 아니 전혀 없다. (물론 회사 일하면서는 수십만 원짜리 와인도 많이 먹어 보았다) 이 와인도 손 떨리면서 지른 것이다. 


늘~NOTE

겉멋 들고 분수에 넘치게 돈 쓰기 쉬운 분야가 와인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와인 정도이면 차고 넘친다. 나는 저 와인보다 더 저렴한 와인을 코스트코 양재동이나 송파 엔씨 백화점에서 자주 사 마셨다. 물론 수십, 수백만 원 와인 먹고 인스타 올리고 자랑하는 분들도 많지만 그건 그분들의 세상이다. 개인적으로 와인 2만 원 이상 사 먹으려면 서울 신축 34평은 등기 친 이후 마셔야 한다고 늘작가는 생각한다. 


출처 : 늘푸르게 블로그 - MONTES(몬테스)  칠레  가격 : 23,500원  스모크 치즈  4,500원


그날 저녁, 아이들과 아내와 MONTES 와인에 치즈 안주 삼아 한잔하면서, 도란도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가족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빠 축하해 줘~ 오늘부터 사원으로 직장 생활 다시 시작해”


늘~NOTE

지금 늘작가는 2년 반 전에 술을 완전히 끊었다.(건강 때문은 아니다. 왜 끊었는지 블로그에 글도 올렸었다.) 그동안 맥주 한 잔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술 마실 생각은 없다.



그리고 처갓댁 단톡방에 카톡을 이렇게 보냈다.





3년 전 소회


출처 : 다음 달력


00그룹, 0000 회사에서 28년 동안 살아왔다. 팀장(해외 지점장) 1차 6년 그리고 귀임하여 팀원으로 일한 후 다시 재기하여 다시 팀장 복귀. 지금까지 팀장 정확히 10년 차이다. 그리고 다시 팀원이 되었다.  28년 중 총 16년을 팀장으로 살았네. 정말 이제 더 이상 여한이 없다. 이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 다 했다. 


하지만 아직 못한 일이 딱 하나 있다. 나에게 남은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인생과 직장의 마지막 미션이 남았다. 제2인생 시작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그래서 나는 마침표 대신 쉼표를 선택했다. 이제 정년까지 몇 년 남지 않았다. 



60세 정년퇴직


이 꿈 늘푸르게(=늘작가) 반드시 실현한다. 단 구질 구질 하지 않게, 더 폼 나고, 간지 나고, 일 프로페셔널하게 하면서,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가슴 쫙 펴고, 고개 바짝 들고!


한편으로는 자아실현형 노비로서 

한편으로는 직장을 제2인생 베이스캠프로! 


파이팅 

늘푸르게(=늘작가)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직장인들!


20년 12월 25일(금)

성탄절 아침에




2023년 오늘 소회

출처 : 다음 달력


오늘은 2023년 12월 26일(화) 2023년 마지막 주 첫 출근길이다.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만 3년 전 성탄절 아침에 이 글을 블로그에 올렸었다. 지난주 이번 시리즈 연재 시작한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었다. 3년 전 이 글을 보고 오늘 이 글을 올리기 위해서.


정년퇴직의 꿈은 내가 가장 잘 나갔던 해외주재원 시절에 꾸었다. 그 이야기는 이미 브런치스토리에서 했었다. 이후 한국에 귀임한 후 주위에 이야기도 많이 했었다. “난 임원 될 깜냥이 아니고, 임원 될 수도 없고, 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 정년퇴직은 꼭 할 것이다.”


당시 내가 이 이야기를 했을 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때까지 우리 회사에서 임원 외 부장으로서 만 60세 정년 퇴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정년 퇴직한 부장 팀원 선배 한 명이 생겼다. 그리고 곧 내 차례가 된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제 만 2년도 남지 않았다. 


꿈★은 이루어진다.^^


23년 12월 26일(화)

2023년 마지막 출근 날 아침

늘작가



늘~NOTE

늘작가는 오늘이 2023년 출근 마지막 날입니다. 갓 연말 휴가 내었습니다.^^ (부장 팀원이면 이런 좋은 점도 있어요. ㅎ) 



이 글이 브런치스토리에 올리는 올해 마지막 글입니다. 남은 2023년 잘 보내시고 희망차고 건강한 모습으로 2024년 다시 뵐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가족 (drawing by 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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