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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작가 Oct 21. 2024

부장 팀원 삶에 대한 편린들

[첨언}

드디어 나는 부장팀원이다 마지막 글이다. 이 글은 최초 연재 브런치북 플랜 때는 목차에 없었는데, 글을 연재하는 도중에 생겼던 일이 있어서 한편을 더 만들었다. 이번 브런치북 중에서 가장 긴 글이다. 세 편을 합친 분량이니 찬찬히 읽어 주시길 바란다.


늘작가는 현재 회원 수 210만 명이나 되는 우리나라 최대 부동산 카페인 네이버 ‘부동산스터디’ 카페의 네임드 필진이기도 하다. 필명은 늘푸르게이다. 늘작가는 2017년 봄부터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해 5월 31일에 첫 글을 올린 후 7년 동안 활동해 왔으며, 오늘(24.10.20) 현재 구독자가 16,097명이나 된다.


이 카페에 올리는 글은 부동산 글이나 재테크와 관련된 글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직장(인) 이야기나 자기 계발 그리고 여행 관련 글도 올리고 있다. '나는 부장 팀원이다' 브런치북 연재 도중에 두 편의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댓글 대부분은 지금 늘작가가 어가고 있는 길을 응원하고 격려하지만, 나를 부정적으로 보고 저격(?)하는 분들도 몇 분 있었다.


그런 댓글을 다시 생각하는 것은 기분 내키지 않고 아프지만 부장 팀원의 삶에 대한 여러 생각을 솔직하게 보여 드리고 싶어서, 댓글 중 가장 비판적인 세 분의 문장을 가지고 왔다.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원래 문장을 거의 고치지 않고 인용한다. 인용은 댓글 순서대로이다.


부장 팀원의 삶 안티

안티, 반대, 나빠요 (그림 by 늘작가)


[댓글 1]

어휴, 모양 빠지게. 부동산으로 돈 많이 벌었다면서요? 근데 왜 그런 수모를 겪고 회사에 붙어 있나요? 지역가입자되면 건강보험료 폭탄 맞을까 봐 그러나요? 아, 진짜 쫌 차치게 ㅎㅎ 후배들한테 자리 비켜주고 나와요. 끝까지 본인 이익만 챙기면서 살지 말고요. 이게 뭡니까? 나이 먹고



[댓글 2]

신입사원 대비 연봉 세 배 받는 부장급 직원이 보직 해임되었으면, 퇴직으로 이어져서 새로운 신규사원 두 세명을 뽑을 수 있는 기회를 끝까지 버티시는 덕분에 젊은 세대들 채용의 기회는 박탈. 안정적인 대기업 부장 직급에서 부동산 투기로 집값 폭등에 일조해서 젊은 세대들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 시전. 전형적인 베이비붐세대 586 기득권의 행태라고 보입니다.


회사에서 팀장까지 달고 물러났으면,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던지, 경험을 살려서 중소 중견으로 이직해서 임원을 하던지 자리를 비켜줄 생각은 안 하고, 불편한 담당 부장으로 정년까지 가시려는 생각 덕분에 대한민국의 사회 역동성은 점점 죽어갑니다.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는 부분은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전형적인 기득권 행태로 밖에 안 보입니다. 말년에 가까운 부장은 주니어 레벨의 실무가 같은 Role인데, 급여는 두 세배 차이 나는 이 상황이 비효율을 야기합니다.



[댓글 3]

안타깝습니다. 예전에 재테크 잘하시는 모습은 멋졌는데 지금 삶은 안타까워 보이네요. 부장 팀원이 많을수록 회사/사회/국가는 좋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회사를 다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데 팀원이 조직이 엉켜 있으면 성장과 발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좋은 팀장 만나면 그냥 그저 그렇게 회사를 다닐 수 있겠지요. 근데 그건 그냥 다니는 겁니다. 발전적이지 않게 그냥 출퇴근하는 정도겠죠. (혹시 엔지니어 or 현장 기술직이면 배울게 많겠죠) 늘푸르게님의 인생을 비난하는 건 아닙니다만 제발 선동까진 안 하셨으면 합니다. 대체 어떤 목적으로 이런 활동을 계속 이어 가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저희 팀에 만년부장님처럼 가족을 위해 희생의 목적으로 다닌다고 하시면 더 멋져 보일 것 같습니다.


제가 모든 글을 못 읽고 책도 접해보지 못해서 늘푸르게님의 진의를 파악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요새 같은 사회에서 이런 글과 책은 정말 어렵게 살고 있는 20-30대 후배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의 20-30대들은 40-50대보다 더 나은 발전된 한국에서 태어나 훌륭한 교육을 받고 뛰어난 사고를 갖고 살아가는 시민들입니다. 이분들이 더 은 기회를 갖아야 나라가 더 성장할 것 같습니다. 재테크로 성공도 하신 듯한데 그 재력과 본인의 재능을 조금 더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외에도 댓글이 몇 개 더 있다. 특히 댓글 3을 주신 분께는 댓글로 내 생각을 적었지만 서로 의견 차이가 커서 감정의 골만 깊어져 더 이상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 다시 느꼈다. 정치, 종교, 부동산 그리고 이제 부장 팀원에 대한 입장까지 이런 주제는 서로 지향하는 가치관과 생각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대화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카페에서 위 댓글이 올라온 후 그 댓글을 읽고 늘작가가 걸어가는 길을 응원해 준 세 분의 글을 올리고 ‘나는 부장 팀원이다’ 내 인생 세 번째 브런치북의 엔딩 컷을 올린다.



부장 팀원의 삶 찬티

찬티, 반대, 좋아요(그림 by 늘작가)


[댓글 A]

각자의 인생이 있는 것인데 서로 의견들이 모두 다르네요. 타인의 인생은 그 나름의 결정과 진심이 있을 텐 데 아직 우리 사회가 다양성에 대해서는 부족한 듯합니다. 회사 생활은 인생의 일부분이고 조금 떨어져서 보면 희비도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아요.


저는 아마 딱 중간 세대 일 텐데 모두 이해도 되고 공감도 되네요. 정년을 기원합니다. 저는 못할 거 같지만요^^ 사람마다 각자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댓글 B] 

와 - 어느 한 개인이 걷는 직장인의 길을 양보/기득권/사회 공헌 등의 기준으로 이야기하다니 깜짝 놀라고 갑니다. + 자기 자신은 그래서 얼마나 공익적으로 나누며 사시는 지도 궁금하네요. 그 길이 그렇게 배려 없고/세력이고/사회에 해가 되는 일이라면 직장 내에서 시스템이 바뀌겠죠. 아님 노동법 등이 바뀌든지요.


저는 외항사의 다수 어르신 승무원 분들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업의 특수성이 있으나, 누군가의 직장 생활을 앞으로도 평가하지는 않겠다 배우고 갑니다.



[댓글 C]

직장인이라면 매일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다' '여기서 계속일하는 것이 나와 맞는 일인가' 정말 수백 번 고민합니다. 실은 저도 초기에는 나이 많은 선배님들 보면 저 나이까지 왜 다니시고 있나 하고 버릇없이 생각하던 (지금 생각하면 아주 부끄럽지만) 때가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보는 기준이 다르듯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속연수를 정말 무시 못하는 것 같아요. 다른 나라처럼 커리어 쌓고 연봉 높이고 회사 옮기는 문화가 보편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에서 쌓은 경험으로 살아내고 일하는 것 또한 대단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도 어떤 표본 중 하나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정년 앞두신 직장 선배님이 저에게 지금이 정말 힘들 때라며 꼭 정년을 하였으면 좋겠다고 저를 격려해 주셨어요. 물론 퇴직을 앞당겨 다른 일을 하면 그거도 좋겠지만, 가장 가능성 높고 현실적인 조언을 당사자 분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 의견과 같은지 다른지를 떠나서요.


일을 아예 하지 않으시는 것도 아닌데, 마치 놀고먹는 부장 팀원이면서 후배를 위해 자리도 안 내준다고 오해하시는 부분이 글 쓴 의도와 다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마음 이신지도 사실 이해가 됩니다. 다들 열 일하시며 은퇴를 기다리시기보다는 약간 땡보같은(?) 선배들도 있으니까요^^


요즘은 퇴직 앞두신 분들 보면 진짜 너무 대단하고 그 자기 관리가 엄청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이렇게 관두고 싶은 욱하는 순간 서럽고 내가 부품 같은 순간들을 이겨냈을까... 정말 많은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는 것도 제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나는 부장팀원이다
연재를 마치면서


부장 팀원의 삶 녹녹하지 않다. 이 길을 걸어갈 것을 권하는 것 아니다. 브런치북 연재하면서 중간중간에 이야기했지만 직장인으로 성공하는 길은 그 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임원이 되든지, 능력을 인정받아 고액의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되든지, 독립을 하여 창업하는 것이다. 만약 지금 일 하는 분야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그 길들이 더 나은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 나 역시 그 길을 꿈꾸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갈 수가 없었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내 능력이 그렇게 되지 않아서 차차선으로 이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내가 살아온 직장 33년, 특히 마지막 부장 팀원의 삶이 댓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부끄럽고 창피하고 나이 값을 못하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그분들에게 이 말 꼭 하고 싶다. 남의 인생에 대해서 뭐가 옳고 그른지 함부로 판단하고 말하지 마라. 서로 걸어가는 길이 다른 것일 뿐이다. 존중은 못해 줄 망정 상대방을 물어뜯지는 말자.


우리 인생에 정답이 있던가? 임원도 부장도 팀장도 팀원도 사장도 모두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나는 부장 팀원으로 살아가는 늘작가를 존중하고 사랑한다. The End



나는 부장팀원이다 (그림 by 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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