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고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은행에 들어갔던 이유는 별거 없었다.
ROTC를 다녀왔다가 중위로 전역하고 안정적인 직장에서 돈을 많이 벌고 싶었고 당시에 연봉 순위에는
금융권이 언제나 있었던 시기다.
안정적인 삶이 도전하는 삶보다 의미 있었던 시기였다.
물론 그 전에 하고 싶은 일은 있었다.
방송을 몇번 출연하며 아나운서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도 있었고
어릴 때부터 관심있던 분야도 있었다.
은행을 들어와서도 언제나 퇴사할 생각을 했다.
아나운서 학원을 다니기도 했었고 사내벤처도 지원하면서 여러 시도들도 했었다.
물론 결과가 다 좋지는 않았지만 도전을 하면서 하나 둘 용기를 가지기 시작했다.
퇴사를 할 때는 두 가지 부류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먼저 오랫동안 나를 알던 사람들은 "역시 너는 그럴 줄 알았어! 가서 잘 해봐!"라는 기조였고
사회 생활을 하고 만났던 사람들은 "밖은 너무 힘들어 잘 버텨봐! 결혼도 해야하잖아"라는 기조였다.
앞서 은행에 들어갔던 이유는 별거 없었지만
나오는 이유는 다양해져버린 시기가 와버린 것 같았다.
내가 결혼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누군가에게 안정적인 모습을 선호할 것이고 대기업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에 나는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하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었다.
은행원 최환희가 아닌 그냥 최환희를 찾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돈은 없을 수 있지만 원래부터 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아니었으니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이성을 만나긴 어렵겠지만 그런걸 보고 만나는 사람이라면 별로 내 성에도 차지 않을 것 같았다.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은 고민이 없다.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있다. 2년 동안 도전만 하냐는 말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나조차도 내 삶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갈 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본적이 었었다.
ROTC전역 후 바로 은행에 취업을 했으니 생각을 다양하게 해볼 기회는 적을 수 밖에 없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2년의 시간이 그래서 아깝지는 않다. 이것저것 도전도 해보고 실패도 하면서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소득도 줄고 그랬지만 청년들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하며 의미있는 사람을 경험하고 있고 꽤 나름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어 실제로 행복하기도 하니깐
정말 내가 내 삶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살아갈 지라는 고민을 하는 기회가 없었다는 것을
은행을 나오며 알게 됐다.
인생의 선택은 필연적이다.
인생에서 내 삶에 대한 고민과 길에 대해 깊게 했기 때문에
이 길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