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아는 영어 '콩글리시'
지금부터 미국인도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들에 대해 한번 살펴보려고 해요. 미국인의 모국어가 영어인데 영어를 알아듣지 못한다니 무슨 말이냐고요? 바로 '콩글리시' 때문입니다! '콩글리시'는 한국인 사이에만 쓰여서 올바른 영어표현이 아니에요. 즉, 미국인들이 사용하지 않는 가짜 영어인 것이죠. 미국인과 대화할 때 이 점을 간과하고 콩글리시를 사용하게 된다면, 소통이 어렵거나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인은 러닝머신이라고 하지않는다
러닝머신은 '콩글리시'다
두 종류의 콩글리시
혹시 '드조우'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아마 한국인분이라면 들어보지 못하셨을겁니다. '드조우'는 제가 방금 생각해서 지어낸 말이거든요. 한국말에 없는 단어죠. 따라서 국어사전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드,조,우는 모두 우리말처럼 들려요. 한글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니까요. 그렇죠? 다만 존재하지 않는 단어라는 것을 한국 사람들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첫번째. 한국인이 만든 영어들
방금 살펴본 드조우처럼, '러닝머신'은 알파벳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가짜 영어입니다. 드조우는 가짜 한국어고 러닝머신은 가짜 영어라고 할 수 있죠. 러닝머신을 미국인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이제 아시겠죠? 없던 영어를 새롭게 만들었으니 미국인이 알아듣지 못할 수 밖에요... 그렇다면 '러닝머신'이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냐고요? 한국 사람들이 만들었어요. 그래서 한국인들끼리 러닝머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죠. 하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 러닝머신이 생소한 단어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두번째. 우리가 잘못 발음하고 있는 영어들
또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영어를 잘못 발음하게 되면 소통이 잘 안될 수 있어요. 생각보다 발음은 정말 중요합니다. 영어 단어를 완벽히 알아도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발음이 비슷한 단어끼리 헷갈릴 수 있어요. 혹시나 부정적 의미를 가진 영어단어와 발음이 비슷해서 뜻하지 않게 외국인이 좋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요.. 발음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가 있어요. 그래서 콩글리시를 바로잡는 일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인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한국식 영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또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영어 발음들은 얼마나 될까요? 자, 지금부터 콩글리쉬 교정을 시작하겠습니다!
001 아시아 --> 에이샤
아시아 --> 에이샤
우리나라가 속해있는 '아시아(Asia)'는 지구의 6 대륙* 중에서 가장 넓은 땅이죠. 한국인들은 Asia를 말할 때, '아시아'라고 발음합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아시아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아시아를 뭐라고 말할까요? 바로 '에이샤'라고 합니다. 한국사람들은 에이샤보다는 아시아가 훨씬 발음하기 편하죠. 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로 발음하다 보니 지금까지 우리는 아시아로 알고 있던 겁니다. 이제부터는 에이샤로 발음해야 미국인들과 뜻이 통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2026년 FIFA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네요. 미국인과 축구 경기로 대화를 나눌 때, "월드컵 아시아"가 아니라 '월드컵 에이샤'라고 하면 되겠죠?
002 프로필 --> 프로파일
"나 카카오톡 프사(프로필 사진) 바꿨어"라는 문장에도 어김없이 콩글리시가 숨어있는데요. '프로필 사진'에서 '프로필(profile)'은 원래 '프로파일'입니다. 미국인들은 전부 프로파일이라고 발음해요.
만약 미국인에게 "디스이즈 마이 프로필(내 프로필이에요)"라고 말한다면 외국인의 얼굴에 물음표가 백만 개 뜰 거예요. 발음이 잘못됐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미국인에게 자신의 프사를 소개할 때 "디스이즈 마이 프로파일 픽처(제 프로필 사진입니다)"라고 말해보세요. 미국인들은 보통 '프로필 사진'을 profile picture [프로필 픽처]라고 하거든요. 이렇게 말한다면 미국인은 바로 알아들을 거예요.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 <출처 tvN 유퀴즈 방송화면>
프로필과 달리, 프로파일러(profiler)는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진짜 영어입니다. 한국에서는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는 권일용 교수입니다"라고 말하곤 하죠. 미국에서도 프로파일러라고 발음합니다.
profile [프로파일]과 profiler [프로파일러]는 공통적으로 profile이라는 단어가 들어있어요. profile이 들어가는 단어들은 '프로파일'로 읽어주는 것이 정확한 영어 발음이랍니다. 이제 눈치 빠른 분들은 바디 프로필도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셨을 거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맞습니다. 바디 프로파일이라고 대답한 당신, 완벽히 이해하셨군요! 짝짝짝~
003 비타민 --> 바이라민, 비타민
비타민 --> 바이라민, 비타민
인간의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 여러분은 요즘 비타민(vitamin)을 잘 챙겨드시나요? 저도 비타민을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만약 비타민을 잘 섭취하지 못한다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돼요. 그래서 비타민을 먹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미국에서 비타민을 구매할 때 "비타민 얼마인가요?"라고 말한다면 직원 분이 잘 알아듣지 못할 거예요. 미국인들은 비타민을 '바이라민(vitamin)'이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한국처럼 비타민이라고 말하는 나라도 있어요. 영국이나 인도에서는 보통 '비타민'이라고 해요. 다만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외국인들은 '바이라민'이라고 발음하기 때문에 두 가지 발음을 모두 알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004 알레르기 --> 알러지
알레르기 --> 알러지
우리가 알고 있는 알레르기(allergy)는 완전히 콩글리시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단어인 거죠. 그렇다면 미국인과 대화할 때 알레르기는 뭐라고 해야 할까요? '알러지'라고 하면 됩니다. "나 꽃가루 알레르기 있어"라고 말하면 미국인들은 알아듣지 못해요. 외국에서는 영어로 '알러지'라고 하거든요. 앞으로 알레르기보다는 알러지라는 표현에 더 익숙해지도록 잘 익혀두세요.
앞서 살펴본 비타민은 비타민으로 발음되기도 하지만, 미국인들은 바이라민이라고 한다는 거 잊지 않으셨겠죠? 알레르기는 모든 외국인들이 알러지라고 말해요. 이제부터는 알레르기보다는 알러지입니다! 알레르기는 네 글자, 알러지는 세 글자니까 발음할 때도 알러지가 훨씬 더 편할 거예요.
005 러닝머신 --> 트레드밀
러닝머신 --> 트레드밀
맨 앞에서 잠시 언급한 러닝머신을 한번 볼까요? 네 그렇습니다. 러닝머신은 가짜 영어입니다. 외국인들은 러닝머신이라고 하지 않아요. '트레드밀'이라고 합니다. 과연 '트레드밀'은 언제부터 우리에게 러닝머신으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러닝머신이라는 단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그럴듯하게 잘 지어진 단어예요. running(달리는)과 machine(기계)를 합쳐놓은 말이거든요. 러닝머신이 달리면서 운동하는 기구잖아요. 눈에 비치는 그대로 만들어진 매우 직관적인 표현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러닝머신이 정말 친숙하지만 안타깝게도 외국인들은 모르는 말이에요. 러닝머신은 우리끼리만 알고, 앞으로 외국인과 대화할 때는 트레드밀이라고 하도록 해요.
*6 대륙 :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를 통틀어 말한다. 최근 남극도 대륙으로 인정되면서 남극까지 포함하여 7 대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