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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해 Oct 07. 2024

서신 2







무척 오랜만에 소식 전해 드립니다, 잘 지내시지요? 선생님 얼굴은 마음 굳게 먹으려 떠올릴 때마다 되려 눈물이 쏟아져 나오려던걸 몰래 참느라 혼났습니다. 주책입니다. 선생님께서 제겐 난생 처음 모셔본 스승님이셔서, 때론 어머니처럼 때론 동무처럼 곁을 지켜주신것이 소중한 기억이되어 저를 강하게합니다. 모쪼록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떠나온 여긴 어디에도 아비가 없습니다. 저도 이들과 같이 스스롤 가르치는자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언제나 선생님을 쫓았지만 샛길을 한사코 거절하질 못한탓에, 혹은 제 길이 아닌 선생님의 길의 금을 자꾸만 넘겨 밟았기에, 어느새 제 앞에 낯선이의 뒷통수가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지금보다도 더 어리고 발가벗었던 시절의 제 발간 몸뚱이를 잊은 탓에 장사치나 되어서 이쁨 받고 싶은 모양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사내가 되고 아비가 되겠습니다.



만일 신께서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그들이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잠시동안 제게 그 곁을 맡기신다면, 기꺼이 이내들을 먹이겠습니다. 정말 많이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선생님. 기회가 닿을 것이니 곧 찾아뵙겠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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