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시 상륙작전이 전역계획에 미친 영향과 현대적 상륙작전 발전방향
상륙작전 효용성 논의는 양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찬반양론이 있었다. 동서 진영의 대립이 종식된 1990년대 이후, 전투원의 대규모 희생을 전제로 하는 "상륙군에 의한 바다로부터의 세력투사(Power Projection From the Sea)가 유용한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부각되었다. 1991년 페르시안 걸프전에서 미 해병대는 상륙작전 준비태세가 완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상륙돌격 기회를 제공받지 못해서 그 유용성에 대한 반론의 빌미를 제공했다. 당시 걸프 전역에서 미 해병대의 상륙 전력이 효과적으로 운용되지 못하였던 것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 상륙작전의 가치에 대한 이론을 살펴본 후, 1991년 걸프전 시 상륙 양동과 상륙기습 작전 사례를 분석하려고 한다. 당시 상륙작전이 이라크 군 기만 효과 달성에 기여했고, 슈워츠코프가 지휘하는 다국적군의 대우회기동을 성공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함이다. 상륙작전의 이론적 가치와 걸프 전역에서의 운용을 토대로 현대적 환경 하 상륙작전 발전방향에 대해서 논의해 보자.
Michael Evans에 의하면, “상륙작전은 함정, 주정, 항공기에 탑승한 해군과 상륙군이 해상으로부터 적 해안에 대하여 실시하는 공격작전이다. 연안이동(Shore-Shore Movement), 우군 지배지역 내의 내륙수로 이동, 병참물자의 해안상륙, 해상수송 행정상륙 등은 상륙작전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J. J. Grace에 의하면,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해군과 해병대의 임무는 “적 해군을 탐색하여 격멸하고...적의 통상에 압력을 가하며...해상교통로를 보호하고...해군전진기지를 점령 및 방어하며...해군 군사행동의 본질적인 지상 및 항공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다. 상륙작전의 가치에 대한 학자들의 논거를 바탕으로 전략적, 작전적 차원으로 분류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상륙작전의 전략적 가치는 상륙작전 수행능력 구비 또는 상륙작전의 수행을 통해서 국가목표 및 군사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전략적 측면에서는 상륙작전을 통해 전쟁억제와 자원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군사적 측면의 전쟁억제 효과에 대한 논거를 살펴보자. J. J. Grace에 의하면 상륙작전은 해양이 주는 융통성과 함정 및 항공기가 주는 기동성, 그리고 집중과 기습의 전쟁원칙을 이용하여 적의 취약한 측․후방으로 간접접근을 시도하는 전략이다. 따라서 국가가 국방정책의 일환으로 상륙 전력을 유지할 경우 적의 군사력을 측방 또는 후방으로 분산시키거나, 재배비하도록 적 군사 지휘부의 의지에 영향을 주어서 군사력 사용을 억제할 수 있다.
둘째, 경제적 측면의 자원절약 효과다. 김현기는 한 국가가 평시에 상륙 전력을 보유함으로써 가상적국의 군사잠재력에 대한 낭비 및 비효율적 운용을 강요할 수 있으며, 유무형 전력의 소모 및 약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상륙 전력의 위협은 적 병력, 장비, 물자, 시설을 상륙 가능 지역에 분산 배치토록 강요하여 적에게 불필요한 노력과 막대한 인력 및 자원을 낭비토록 함으로 아측이 상대적인 경제적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Daniel W. Fitz Simons는 전시 적의 측․후방 간접접근을 실시해서 전쟁수행과정의 희생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자원과 노력과 시간을 절약해서 비용 대 효과 면에서 경제적인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아측의 자원은 절약하면서 적의 피해는 최대화시키는 것이다.
셋째, 정치적 측면의 설득력 효과다. William F. Mellin, Jr.는 국가의 군사력을 상징하는 상륙군의 능력 및 역할, 상륙군을 사용하려는 정부의 의사에 따른 상륙군의 배치 및 현시를 통해 가상적국의 가능성 있는 군사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잠재적 설득력(Latent Suasion)의 억제형이다. 상륙군의 존재는 동맹국가에 대한 묵시적 지원, 기존 협정의 이행, 기타 압력과 위협에 대한 저항 결의를 공고히 해주는 것으로 잠재적 설득력의 지원형이다.
상륙작전의 작전적 가치다. 상륙작전은 아군이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 균형적인 힘과 강력한 타격력을 집중하고, 적의 취약점을 이용하여 기습의 효과를 달성하는 등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바다로부터 육상으로의 공격작전이라는 것과 Liddell Hart의 간접 접근(Indirect Approach)에 따른 우회기동 작전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면, “아군의 유리한 상황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상륙작전의 작전적 가치를 도출할 수 있다. Bernard Brodie는 상륙작전이란 속도와 기습을 이용하여 공자가 선택한 유리한 시간과 장소에 상대적으로 적보다 우세한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고, 육상처럼 접근을 위한 기동로에 대한 제약을 받지 않으며, 동시에 여러 곳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적 방어태세의 균형을 파괴하여 어느 한 곳도 제대로 방어할 수 없도록 만드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결과적으로 상륙작전의 작전적 가치는 선견부대 작전, 상륙양동, 상륙기습 등의 견제를 통해 적 부대를 분산시키고 기만 효과를 달성한 후, 상륙돌격부대 또는 지상군 주력부대가 적의 취약한 측․후방으로 간접접근을 실시하여 적의 중추신경인 지휘부를 마비시킴으로써 전쟁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면 1991년 페르시안 걸프전역에서 미 해병대에 의해 수행된 상륙작전이 위에서 언급한 전략적 또는 전술적 가치를 재확인시켰는가에 대해 사례연구로 알아보자.
전략적 측면에서 유용성을 높게 평가받지 못하였던 상륙 전력이 걸프전역의 근본적 흐름을 재조직하여 기회와 주도권을 다국적군이 갖도록 하는 데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였다. 미 해병대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략한 직후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된 전력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 해병대는 평시부터 분쟁지역에 신속히 배치될 것에 대비는, 신속성과 즉응성 있는 부대이므로 페르시안 걸프에 미군 파병이 고려될 때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전력이었다. 미 해병대의 분쟁지역 현시로 걸프지역 안정에 대한 의지를 후세인에게 전달해서 사우디 침략 행위를 못하게 억제할 수 있었다.
전술적 측면에서 미 해병대는 상륙기습과 상륙양동으로 이라크 군에 대한 기만을 성공했다. 이라크 정예 수비대 5개 사단을 해안에 분산 배비케 하여 "Operation Desert Storm"시 슈워츠코프의 “Left Hook" 여건을 조성하였다.
미 해병대 상륙 전력의 운용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자. 첫 번째 사례로, 1991년 2월 23일 미 제5해병기동여단(MEB: Marine Expeditionary Brigade)은 제1해병기동군(MEF: Marine Expeditionary Force)의 예비대로 해안에 상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라크군은 바다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약 11개 사단 중 6개를 해안에 배치했다. 지상전에서 전방 방어를 위해 집중 운용되어야 할 전력을 해안 방어에 투입케 함으로써 아라크 군의 방어력 분산 효과를 발휘하였다. 즉 상륙 전력이 이라크군을 해안 방호를 위해 기동 하게 해서, 슈워츠코프 장군이 포위를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였다. 이 사례는 Daniel W. Fitz Simons의 논의처럼 상륙작전의 가치 중에서 경제적 측면의 자원절약 효과를 거둔 것이다.
걸프전쟁의 계획수립단계에서 MarCent(Marine Forces Central Command)는, 지상전 장기화에 대비하여 해상으로부터의 지속적 군수지원을 보장하는 안전한 항구 확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 구상은 “Operation Desert Saber”계획으로 구체화되었고, Ash Shuaybah의 북쪽 해안에 대한 상륙돌격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작전 목표는 MarCent와 연결작전 및 군수지원을 준비하기 위해 Ash Shuaybah 항구시설을 확보하고 쿠웨이트 해안에 배치된 적을 격멸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륙돌격계획은 상륙해안에 부설된 대규모 기뢰지대에 대한 소해작전의 난점으로 보류되었다. 그러나 슈워츠코프는 “쿠웨이트로의 상륙돌격이나 적에게 그것을 믿게 하는 위협행위도 모두 Operation Desert Storm의 일환이다”라고 하였다. 이 구상은 상륙 전력의 존재 및 상륙돌격 위협이 적에게 잠재적 설득력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정치적 측면에서의 상륙작전 가치를 설명해 주는 사례다.
전쟁 계획수립 시 다국적군 사령관들은 전쟁 원칙 중 기동과 목표의 원칙을 고려한 상륙 전력의 사용을 구상했다. 1991년 2월 26일부터 29일까지 상륙 전력에 의한 양동(Feint)작전이 실시되었다. 일련의 상륙양동 작전은 해안방어를 위해 쿠웨이트에 배치된 이라크군이 지상전 투입을 위해 이동할 수 없도록 견제함으로 적 전투력 집중을 방지했고, 다국적군의 지상전 성공에 기여하였다. 이 사례는 상륙작전의 작전적 가치를 설명해 준다.
1991년 1월 29일 제13해병기동단[MEU(SOC): Marine Expeditionary Unit(Special Operations Capable)]은 이라크군 부대, 장비, 정보자산을 제거하고 지상군을 지원하기 위한 임무를 부여받고 Umm Al-Maradim 섬에 상륙기습을 실시하였다. 그들은 상륙군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서 버려진 섬에 상륙하였다. 그러나 이 상륙기습작전을 통해서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이라크군의 중장비를 파괴하였으며 차후 상륙작전을 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문서를 노획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라크군에게 해병대의 상륙 능력을 과시하였기 때문이다.
Faylaka섬에 대한 상륙돌격 작전계획은 적의 통신시설, 레이다 기지, 지휘소를 파괴하고 이라크군을 포획하기 위한 것으로서 상륙기습계획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계획은 1991년 2월 18일 LPH-10 Tripoli와 CG-59 Princeton이 기뢰에 의해 피해를 입음으로 인해서 전면 시행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걸프전역의 사령관들은, 이라크군 정보기관이 대규모 상륙돌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느끼도록 기만하기 위해서 상륙기습을 사용하였다. 이 사례는 상륙작전의 전략적 가치인 자원절약 효과와 작전적 가치인 기만효과를 달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NavCent(Naval Forces Central Command)는 지상군이 쿠웨이트시에 접근하기 위해 이라크군을 해안선에 고착시키기 위한 상륙양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1991년 2월 24일 상륙기동부대는 “여명 이전 Ash Shuaybah 근해에서 상륙군의 현시 및 양동을 실시하라”는 명령을 수령하였다. 이에 따른 제13해병기동단[MEU(SOC)] 헬기의 진입은 이라크 대공포대를 혼란에 빠지게 하였으며, 다국적군을 향해 2발의 실크웜 미사일을 발사하게 만들었다. 상륙양동은 이라크군을 쿠웨이트 남부 해안에 고착시킴으로써, 다국적군에 대한 방어전선 형성을 위한 내륙 방향 증원을 예방하였다. 이것은 제1해병기동군(MEF)의 쿠웨이트시 진입을 위해 중요한 작전이었다.
대부분의 상륙작전이 기습이나 양동의 형태로 이루어졌지만, 제5해병기동여단(MEB)의 사우디아라비아 본토 상륙은, 상륙 전력이 지상군의 공격작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 부대는 2개의 사단으로 구성된 제1상륙기동군(MEF)의 예비로 전쟁포로 통제 및 치안유지 임무를 지원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 부대가 수행한 임무가 지상군의 준비태세 강화에 기여하였다는 것이다.
미 해병대는 상륙돌격을 위한 상륙군의 준비태세를 통해서 여론 지지를 얻었다. 1990년 9월 초~중순, 걸프지역에 상륙 전력이 도착하면서 공세적 상륙작전 준비가 시작되었다. 임무분석 단계에서 사령관들은 상륙 전력이 이라크군의 측익에 대한 해상 돌격의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인식하였다. 동년 9월부터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에 이르기까지 미 해병대는 쿠웨이트 해안으로 상륙돌격 연습을 계속하였으며, 이는 다국적군의 측익 접근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상륙군 구성원들에 대한 가족들의 지원, 교육훈련, 다국적군의 전투준비태세는 걸프전의 모든 기간을 거쳐 이라크군에 대한 우위를 점하게 했다. 걸프전역은 상륙기동부대가 상륙군을 해안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현대화 능력을 시험하는 장이었다. 해군․해병대의 새로운 교리인 “From the sea..."의 시험 무대였다. 상륙 전력은 미국의 억제력이 핵 능력에만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해병대의 존재에도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입증하였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상륙 전력은, 후세인의 이라크군 7-8만여 명, 약 6개 사단이 대상륙방어를 위해 해안에 배치토록 강요하고 이를 견제함으로써, 다국적군이 페르시안 걸프전역에서 승리하게 했다.
위에서 제시한 사례 연구를 통해, 페르시안 걸프전역에서 미 해병대가 실시한 상륙기습과 양동, 다국적군이 대규모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위협으로 이라크군을 기만한 상륙돌격 연습이 이라크군을 견제하고 분산시킴으로써 다국적군의 성공적인 대우회 기동작전(Schwarzkopf's Left Hook)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현대적 환경 하에서는 상륙작전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현대적 환경 하에서 상륙작전의 발전방향을 논하기 위해서는 현대적 환경이란 어떤 환경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상륙작전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이 두 가지에 대한 의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현대적 환경에 대해서 정치․경제․사회적 측면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정치적 측면은 국내․외적 환경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적 환경으로는 군사력 사용에 대한 정치지도자 의지, 국회 지지도를 들 수 있다. 한반도 분단 상황을 고려할 경우, 전쟁 억제력으로서 상륙 전력의 가치와 전쟁 승리를 위한 전략적 기동력으로 상륙 전력의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으므로 별도의 논의를 하지 않겠다. 그러나 대주변국에 대한 군사력 투사 방법으로써 상륙작전 수행을 정치지도자와 국회가 승인할 것인가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는 국익 추구라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군사력 사용은 “최후 수단"으로 고려되고 있으며, 특히 상륙작전이라는 단어가 대규모 병력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듯한 뉘앙스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주변국에 대한 우리의 세력투사 능력에 대한 회의적 사고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륙작전의 형태는 기본형인 상륙돌격 이외에도 상륙양동, 상륙기습, 상륙철수가 있으며, 이러한 작전에 투입되는 부대 규모도 소부대로부터 대부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부대 구성도 협동․합동․연합전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그 운용 측면에서 커다란 융통성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정치적 측면에서는 상륙작전 수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승인에 관한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 유엔헌장에 의하면 모든 국가는 다른 국가의 침략으로부터 자국을 방위하거나 피침략국의 안전을 집단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자위권의 행사로써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 또 국가 간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인종․종교․국경․환경문제 등 확대되는 분쟁의 요인으로 인해서 지역 안정과 평화를 위해 공조의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유엔군 또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군사력을 운용해야 할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승인 하에 위에서 언급한 상륙 전력의 융통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상륙작전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적 측면은 이미 논의한 국가 간 경제적 상호의존도 증대를 들 수 있으며, 국방 분야 전력투자비의 상대적 삭감으로 인한 전력 증강의 제한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 재래 전력을 이용한 상륙작전이 비용 대 효과를 고려해 볼 때 효용성이 있는가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해서도 운용 측면에서 상륙작전의 융통성을 고려한다면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다음은 사회적 측면이다. 한반도를 제외한 국제사회의 반전(反戰)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사활적 국가이익이 걸린 지역에 대한 군사 개입조차도 반대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북한의 전쟁도발 의지를 억제하고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의 역할을 하는 주한미군의 철수론이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중반의 “군 장성 진급 비리사건”에 이어서 최근에는 “군 의문사 진상 규명 위원회”가 설립되어 군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추가되었다. 또한 문민정부 이후 연평 해전 및 서해 교전과 같은 실전(實戰)의 작전경과를 매스컴을 통해서 설명해야 하는 등 국민들의 “알 권리”가 확대됨에 따라서, 조직 특성상 구성원의 생명을 담보로 하면서도 비밀을 유지해야만 하는 군대의 양병(養兵)정책은 물론 용병(用兵)정책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의 관심도 및 간접 참여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군사력의 사용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만 하고, 그 규모 또한 극히 제한되어야만 함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 하에서 상륙작전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미 해병대는 앞의 사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걸프전시 상륙돌격의 위협을 통해서 억제를 달성하였으며, 상륙기습 및 상륙양동을 통해서 적을 기만함으로써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하였고, 필요시에는 포로 후송 및 치안 유지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또한 미 해병대의 공지기동부대(MAGTF: Marine Air Ground Task Force)는 지상전투제대, 항공전투제대, 군수지원제대로 편성되어 있으며, 그 규모는 해병기동군(MEF), 해병기동여단(MEB), 특수임무 해병기동단[MEU(SOC)]으로 임무에 따라서 다양하게 편조 가능토록 운용되고 있다. 이러한 부대들은 분쟁지역에 선별적으로 투입되어 군사적 위협에 대처함은 물론이며 비군사적 위협, 초국가적 위협, 전쟁 이외의 군사작전(MOOTW: Military Operations Other Than War)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협과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작전능력을 구비하고 있으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지기동부대의 역할은 상륙작전의 특징인 기동성과 융통성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한반도에서의 상륙작전은 어떠한가? 한국전쟁시 인천상륙작전의 교훈을 들춰내지 않더라도, 3면이 바다와 접해 있고 정면보다 종심이 긴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 볼 때 북한과의 전면전시 상륙돌격은 물론 상륙기습, 상륙양동 등 모든 형태의 상륙작전이 전승을 위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는 것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반면 한반도로부터 또는 해상발진기지 및 전진기지를 이용한 대주변국 상륙작전이 수행 가능할 것인가? 가능하다면 어떤 목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수행되어야 할 것인가? Carl E. Mundy의 다음과 같은 논의는 위에서 제기한 문제에 답하기 위한 구상을 떠오르게 한다.
해병대는 전선지역에 고정 배치되어 운용되는 군대가 아니며 독립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투편성과 작전지속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외교적 문제의 초기 단계로부터 전면전에 이르기까지 한 국가의 외교적 분쟁에 관한 어떠한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는 부대이다.
그 이유는 해병대의 전투력은 해상에 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외국과의 기지 사용 동의, 영공 사용 협조, 또는 항공기 착륙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배치할 수 있으며, 위기가 예상되는 지역에 근접해서 고도의 전투태세를 유지하면서 장기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사시 상대국 해안에 즉각 상륙작전을 감행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는 상륙 전력은 상대국이 정치적․군사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운용될 수 있으므로 한 국가가 이러한 능력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억제력을 제공하고 국가간의 분쟁 해결에 기여하며, 전쟁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보유국에 커다란 군사적 이점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해병대의 특징은 불특정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불확실한 현대적 안보 환경 하에서 어떠한 군사력을 건설하고 어떻게 운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즉 최대한의 융통성, 최고도의 기동성, 장기간의 자체 생존성을 보유한 상륙 전력을 건설하여, 전략적 상황에 부합되도록 융통성 있게 편조한 후 다양한 형태의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운용함으로써 국가목표 및 국방목표 달성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대적 환경 하에서 상륙작전의 발전 방향을 재정리해 보자. 상륙작전의 형태에는 전쟁 이전 단계에서 억제력 발휘 및 전쟁수행 단계에서 전승 보장의 호기를 제공하는 상륙돌격, 적을 기만하여 유리한 전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상륙양동 및 상륙기습, 필요시 아군 전투원 및 민간인 후송을 위한 상륙철수가 있다. 이 모든 형태의 상륙작전을, 군사적 위협과 비군사적 위협과 초국가적 위협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저강도에서 고강도 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 이외의 군사작전 분야로까지 확대하여 전시와 평시에 적용함으로써, 국가 지도자에게 국익 추구를 위해 융통성 있는 전력 선택 및 운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글은 작가가 2003년도에 해군대학에서 연구 작성하였고 2020년에 부분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