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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Apr 28. 2020

한국 정전협정의 군사분계선에 관한 고찰 #3(프로젝트)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의 MDL Project를 중심으로

IV. 유엔사 군정위의 MDL Project 배경과 그 결과


   1. 한국 정전협정 원본 지도상 MDL의 위치 추출

  비무장지대 내 상호 합의된 군사분계선은 1953년 정전협정 원본 지도와 인쇄본에 표시된 군사분계선이 유일하다. 2016년 유엔사 군정위로부터 영국군 제42공병연대 전문가팀이 요청받은 MDL Project의 주 임무는 정전협정 지도 철에 표시된 군사분계선을 추출하여 현대적인 세계좌표계(WGS 84) 상에 표시하는 것이다. 이 팀은 작업 과정과 결과에 대한 투명성 및 동의를 확보하기 위해 MDL Project를 한국 국방정보본부 및 국방지형정보단, 미국 국립지리정보국과 공동 추진하였다.

WGS(World Geodetic System: 세계지구좌표시스템) 84는 1984년에 제정된 범지구적 측위 시스템으로 지도학, 측지학, 항법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위치가 북한, 중국 그리고 미국의 제도사들에 의해 지도상에 수기로 표시되었다. 이 원본 도엽들을 일본으로 공수하여 미 육군 제64측지대대가 이것을 바탕으로 정전협정 지도 철의 각 도엽들을 제작하였다. 이 지도 철은 총 9부가 발간되었으며, 이후 1953년 7월 27일 유엔군 해리슨 중장과 북한군 남일 대장이 이에 서명함으로써 양측이 합의한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가 교전 당사자 간 협의한 대로 지도상에 제대로 표시되었음을 인증하였다. 맨 처음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가 수기로 표시된 원본 지도의 최종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전협정 지도 철에 사용된 지도는 5만분의 1 축척으로 동경측지계상 UTM 좌표계에 투영하여 제작되었으며, 경위선 망이 씌워져 있다. 이러한 지도형태, 축척, 좌표체계, 측지계 등은 모두 MDL Project의 군사분계선 위치 추출과정에서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첫째, 2016년 프로젝트 당시 정전협정 지도 철은 제작된 지 63년이 지난 상태였다. 종이 인쇄물은 이처럼 오래되면 단순히 노후화될 뿐만 아니라 물리적 요인, 기후, 보관상태 등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한 영향을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하나의 도엽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날 수도 있고, 특정 지역에 국한되어 나타날 수도 있으며, 9부의 지도 철 간에도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둘째, 모든 지도는 실제 모습을 일반화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지도 제원 규정상 축척 5만분의 1 현대 지도의 투영 오차 범위는 0.12mm(7.5m), 축척 오차 범위는 0.5mm(25m)이다. 축척 5만분의 1 지도에서 지도상의 1mm는 실제 지형에서 50m를 의미한다.


    따라서 5만분의 1 지도는 ±50m 범위에서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국립지리정보국의 부연 설명에 따르면, 이는 5만분의 1 지도상에 확실하게 표시된 지점이 지표상 실제 위치로부터 반경 50m 이내에 위치할 통계적 신뢰도가 90%임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지도에서는 보통 6계단 좌표(정밀도 100m)까지 추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셋째, 정전협정 지도 철의 도엽들은 UTM 좌표계에 투영되었으며, 세계측지계가 아니라 지역 측지계인 동경측지계가 사용되었다. 동경측지계는 베셀 타원체를 적용하여 천문관측소 한 곳에서 관측한 결과를 기준으로 방향을 결정한다. 한국을 통과하는 삼각망이 일본 측지계와 만주 측지계를 연결한다. 동경측지계는 지구 표면의 이 지점에서 지오이드 경사가 나타날 뿐만 아니라 천문관측소 한 곳의 관측 결과만을 기준으로 하므로 문제가 있다고 한다. 넷째, 원본 도엽은 도식 규칙에 따라 제작되었으며, 이것은 지도 사용자가 혼란 없이 확실하게 판독할 수 있게 하려고 지물(地物)들을 단순화하거나 지물들의 절대적인 위치를 상대적인 위치로 이동시켜 도식하였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두 도엽에 걸쳐 표시된 동일 지물, 또는 인접 지물의 경우 도엽 간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단순화하여 도식한 이후에 지도상에 무엇인가를 표기할 경우 이러한 오차가 가장 크게 발생한다. 표기한 위치가 정확하고 좌푯값을 정확하게 추출하더라도 다른 지형지물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위치가 지도의 축척 및 정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신뢰도 90%인 축척 5만분의 1 지도의 경우 최대 ±50m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다섯째, 1953년 정전협정 지도는 평판 인쇄 장비에 오프셋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인쇄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졌으며, 숙련된 인쇄 기술자나 제작 기술자들이 기계식 레지시트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쇄판이 바르게 정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쇄가 되면 지도상의 글씨 또는 지물이 흐릿하게 나타나므로 이러한 문제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인쇄판 정렬뿐만 아니라 인쇄지 정렬 및 주름 등에 의해서도 도엽 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이러한 문제들은 품질 관리 과정에서 해결되며, 물리적 측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UTM 좌표계(Universal Transverse Mercator Coordinate System)는 전 지구상 점들의 위치를 통일된 체계로 나타내기 위한 격자 좌표체계의 하나로써, 지구를 경도 6도 간격의 세로띠로 나누어 횡축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린 뒤, 위도 8도 간격으로 총 60X20개의 격자로 나누어 각 세로 구역마다 설정된 원점에 대한 종횡 좌표로 위치를 나타낸다. 지리 좌표계가 극지방으로 갈수록 직사각형이 많이 감소하는 반면 UTM 좌표계는 직사각형 모양을 유지하므로 거리·면적·방향 등을 나타내는 데 매우 편리하다.


  지도 제작방식과 관련하여 다음의 추가적인 문제점들도 있었다. 첫째, 정전협정 지도 철 제작에 적용된 정확한 기술적 과정이 불분명하므로 오랫동안 의문의 대상이 되어왔다. 도엽 인쇄 이전 단계에서 협의에 따라 지도상에 군사분계선을 표시할 때 제도사들이 어떤 종류의 지도를 사용하였는지, 그리고 데이터 변환 또는 재투영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가 아직 의문으로 남아있다. 최초 군사분계선이 그어진 원본 지도와 지도 철에 최종적으로 사용된 지도가 모두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제작한 지도였는지, 1940년대 후반에 한국에서 제작한 지도였는지, 6·25 전쟁기에 미 육군 측지부에서 제작한 지도였는지, 아니면 이 모든 것들을 혼합한 지도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상의 근거는 없다. 이 지도들은 모두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도식을 단순화하였으며 좌표체계도 상이하다. 둘째, 정전협정 지도 철의 도엽들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없이 대부분 서로 맞닿게 되어 있어 도엽 간 정렬 상의 오차를 없앨 수도 없고 격자선 간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도 없다. 이러한 도식 단순화 및 지도 원본 제작과정의 차이로 인하여 두 도엽에 걸쳐 있는 지물이 연결되지 않고 끊기는 부분이 일부 존재하며, 이는 지도의 제작 그 자체는 제대로 되었으나 지형지물이 지도상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정전협정 지도 철의 도엽에는 대부분의 원본 지도에서 볼 수 있는 난외주기와 범례가 없다. 이후에 정전협정 지도 철 사본에 추가된 문구에는 지도책 맨 앞 폴더에 범례가 나와 있다고 기술되어 있으나, 현재는 그와 같은 폴더 혹은 범례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제작 당시의 디자인과 의도를 충분하게 이해할 수 없다. 셋째, 정전협정 지도상의 격자가 완벽하지 않으므로 디지털 격자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종이 지도의 크기를 측정한 결과, 격자의 너비와 길이에 약 0.5mm의 차이가 있어 격자가 완벽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제도사들이 자를 이용하여 수기로 격자 선을 그었음을 고려할 때, 0.5mm 이상의 오차는 예상 가능한 수준이다. 이러한 오차는 도식 단순화로 인해 발생한 오차와 유사한 수준으로 지도상 지물들의 절대 정확도는 여전히 ±50m로 유지된다. 이처럼 미 육군 제64측지대대의 지도 제작 시에 발생한 많은 제한요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있는 미군 제도사들이 인쇄된 도엽들의 정확성을 검토하고 이를 인정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하에 유엔사 군정위는 정전협정 원본 지도상에 표시된 군사분계선의 위치를 추출하여 이를 WGS 84 좌표계 상에 구현하는 작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군사분계선을 WGS 84 좌표로 구현하기 위하여, 물리적 변환과정을 거쳤고, 63년이나 된 지도의 인쇄본을 현대적인 GIS 시스템에서 처리 가능한 전자형식으로 바로잡았다. 변환의 단계마다 지도 철에 표시된 최초의 군사분계선을 최대한 신뢰할 수 있게 표시하기 위한 최적의 기법과 방법을 선택하였고, 다른 기법을 시험한 경우에는 그 결과를 최적의 기법을 뒷받침하는 통계치와 함께 제시하기도 하였다. 군사분계선 추출작업은 다음과 같은 5단계의 과정을 통해 진행되었다. 1단계-정전협정 지도 철의 각 도엽을 스캔하여 디지털 사본 제작, 2단계-스캔한 도엽을 GIS 시스템상에서 보정, 3단계-GIS 상에서 군사분계선의 양측 선을 수작업으로 디지털화한 후에 각 도엽을 접합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디지털화된 선을 연결, 4단계-GIS 기법을 이용하여 디지털화된 군사분계선의 중앙선을 추출하고 이를 점으로 변환하여 군사분계선의 좌푯값을 추출, 5단계-추출한 좌푯값을 WGS84 좌표체계 및 측지계로 변환하는 것이다.

정전협정 원본 지도상 군사분계선 추출작업지@유엔사 군정위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지리정보체계)는 지리 공간적으로 참조 가능한 모든 형태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저장·갱신·조정·분석·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한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지리적 자료, 인적 자원의 통합체이다.


  이러한 5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정전협정 원본 지도상 군사분계선을 추출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도출하였다고 한다. 첫째, 정전협정 지도상에 군사분계선을 정확하게 표시한 하나의 선을 kml 파일과 shape 파일 형태로 제공하여 GIS 플랫폼상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정전협정 지도상에 표시된 군사분계선을 10m 간격으로 정확하게 표시하는 점들을 shape 파일과 kml 파일 형태로 제공하여 GIS 플랫폼상에 띄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정전협정 지도상에 표시된 군사분계선을 10m 간격으로 정확하게 표시하는 점들의 WGS 84 좌푯값 목록을 추출하였다.

shape 파일은 ESRI(Environmental System Research Institute)사의 GIS 프로그램 Arc View에 사용되는 표준 포맷 파일로 지리 현상에 대한 기하학적 위치와 속성 정보를 저장 및 제공해 주는 데이터 포맷이다.


  이처럼 추출된 23,954개의 좌푯값은 10계단 좌표로 1m 단위까지 반영하도록 하였다. 분석과정에서 파악된 오차, 그리고 미국 국립지리정보국의 1:2만5천 축척 지도와 지상 기준점 측량 결과의 비교를 토대로 산출한 이들 좌푯값의 정확도는 68% 신뢰도에 ±24.6m, 95% 신뢰도에 ±48.2m였다. 이러한 정확도는 디지털화·보정·변환 등의 편집 과정에서 발생한 오차를 참작한 수치라고 한다.

  이와 같은 분석은 자격·경험·지식을 겸비한 전문가들에 의해서 실시되었다. 한국 국방지형정보단·미국 국립지리정보국·영국 국방지형본부의 전문가들이 조언을 제공하였고, 이들이 사용하는 최신 장비와 GIS 소프트웨어, 공인된 보정 방식 등이 전반적인 분석과정에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지도 고유의 제한요소와 정전협정 원본 지도 철 제작 이전에 발생한 과정상의 제한요소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먼저 지도의 축척(±50m), 구성, 도식 단순화와 인쇄 과정으로 인한 지물 간의 불일치, 그리고 도엽간 접합 부분에서 군사분계선의 불일치(±36m), 격자선 오차, 등고선과 강이 도엽에 걸쳐 연결되지 않는 등의 지형지물 간의 불일치에 관한 것들이다.

  이러한 정전협정 원본 지도상의 군사분계선 추출작업을 진행한 팀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정전협정 지도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모든 지도에는 많은 제한요소들이 존재한다. 이 요소들로 인하여, 상호 합의된 군사분계선이 정확하게 표시된 지도는 정전협정 원본 지도가 유일하다는, 사실의 본질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제한요소들이 존재하고 그로 인한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정전협정 지도에서 추출한 군사분계선이 정전협정 지도상의 군사분계선을 정확하게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지상에 설치된 MDL Marker(군사분계선 표식물)의 측량

  2014년과 2015년 한국 국방지형정보단과 영국군 제42공병연대의 측량팀이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표식물들을 측량하였다. 한국 국방지형정보단은 한국에서 가동되는 네트워크망을 이용하여 표식물들을 관측할 위치를 확인하였다. 영국군 제42공병연대 측량팀은 표석이 매설된 통합 기준점들을 기준으로 신속정지측위법(Rapid Static Observation)을 이용하여 표식물들을 관측할 위치를 파악하였다. 두 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토털스테이션을 이용하여 표식물마다 단일 각 관측을 하였다. 표식물들의 위치는 좌표기하용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파악하였고, 이러한 측량방식의 특성상 표식물들의 위치 정확도 계산은 제한되었다.

토털스테이션(Total Station)은 각도와 거리를 함께 측량할 수 있는 기기로 전자식 세오돌라이트(Electronic Theodolite)와 광파측거기(EDM: Electro-optical instrument)가 하나의 기기로 통합되어 있어 측정하 자료를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고 결과를 출력하는 전자식 측거·측각기다.


  그러나 2016년도에는 고전적인 측량방식을 사용하여 군사분계선 표식물들의 위치 정확도를 계산하였다. 측량에 사용한 장비는 영국군 제42공병연대의 Leica 1200계열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글로벌 항법 위성시스템) 수신기 및 TS15-R1000 토털스테이션, 미 국립지리정보국의 TS15-R1000 토털스테이션이며, Leica Viper 쌍안식 레이저 거리측정기였다.


  군사분계선 표식물 관측을 위해서는 다음 기법들을 사용하였다. 첫째, 정지측위법 및 신속정지측위법이다. 고정된 지점에서 정지 측위 세션을 실시해서 기준점들을 관측하였으며, GNSS 신호는 1초 간격으로 수신하였다. 장비를 설치해 놓은 시간은 장소마다 달랐으나, 매번 최소 6시간 동안은 신호를 수신하였다. GP 및 OP 내 2차 기준점들의 위치 확인을 위해서는 신속 정지 세션을 실시하였다. 이 또한 1초 간격으로 GNSS 신호를 수신하였고, 이러한 방식을 이용하여 표식물들의 위치를 고전적인 방식으로 관측하였다. 둘째, 토털스테이션을 이용한 고전적인 방식이다. 2차 기준점들에서는 고전적인 지상 관측방식을 통해 군사분계선 표식물들의 위치를 확인하였다. 세오돌라이트의 측정 면마다 언제나 최소 4회 이상의 각을 측정하였다. 대부분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의 거리로 인해 각만 측정하였으나, 가능한 경우에는 세오돌라이트의 광파 거리 측정 기능을 이용하여 거리도 측정하였다. 셋째,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이용한 거리 측정이다. TS15 세오돌라이트의 측정 가능 거리 밖에 있는 표식물들은 GP에 설정한 2차 기준점에서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이용하여 거리 정보를 수집하였으며, 표식물들의 위치 정확도 향상을 위해 수집된 정보를 후처리하였다. 레이저 거리측정기 사용 시에는 인접 지물을 시준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떨림 없이 측정하기 위하여 카메라 삼각대를 이용하였다.


  지물 정보 수집을 위해서는 다음의 지점들을 활용하였다. 첫째 통합 기준점이다. 한국 국방지형정보단이 관리하는 영구 표지가 매설된 통합 기준점이 대한민국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이러한 통합 기준점을 측량을 위한 기준점으로 사용하였다. 통합 기준점들의 좌푯값은 이미 정해져 있으나, 측량팀은 온라인 처리를 통해 이를 다시 계산하였다. 이는 과거에 실시하였던 측량 결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완전한 별개의 측량을 하고, 기존 좌푯값들을 독자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작업상의 제한요소들로 인해 장비를 설치해 놓을 수 있는 시간은 7~9시간 정도에 불과하였다.


  둘째, 2차 기준점이다. GP와 OP 내부 및 공동경비구역 내 다수의 지점에 일시적인 2차 기준점들을 설정하였다. 이들 2차 기준점에서 고전적인 방식으로 군사분계선 표식물들을 측량하였다. 군사분계선 표식물까지의 거리, 토털스테이션의 측정 가능 거리 및 가용한 공간에 따라 다양한 수의 기준점들을 각 GP와 OP에 설정하였다. 이러한 고전적 방식의 관측을 반복적으로 정확하게 하려고 대부분 세 곳의 기준점들을 설정하였으나, 때로는 두 곳만 설정하기도 하였다. 이들 2차 기준점의 좌푯값은 신속정지측위법을 이용하여 산출한 후, 통합 기준점을 기준으로 조정하였다.

정전협정 원본 지도상 표시된 지상기준점@유엔사군정위


  셋째, 군사분계선 표식물이다. 군사분계선 표식물들은 TS15 세오돌라이트를 이용해 고전적인 방식으로 측량하였다. 모든 경우에 각 2차 기준점에서 식별 가능한 표식물을 대상으로 4회씩 각을 관측하였다. GNSS 수신기를 이용하여 신속정지측위법을 통해 수집한 2차 기준점 중 하나의 항법 좌푯값을 입력한 후, 전자식 나침반으로 측정한 방위각을 바탕으로 고정방위각을 이용, 또 다른 2차 기준점의 위치를 측정하였다. 이렇게 하여 지상에서의 대략적인 위치와 방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TS15의 광파 거리 측정 범위 내에 있는 경우에는 거리도 측정하였다. 대부분의 표식물은 광파 거리 측정이 불가능하였으므로 정확도 향상을 위해 2차 기준점 세 곳에서 측정하였다. 산출된 표식물 좌푯값들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관측하였다.

군사분계선 표식물(좌: 관측가능, 우: 부분관측가능)@유엔사군정위


  넷째, 도상점이다. 각 도상점 마다 1초 간격으로 최소 3분 동안 신호를 수집하여 도상점들을 측량하였다. 그리고 측정결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수집 단계 간 GNSS 1차 기선 처리와 망 조정을 하였고, 통합 기준점들의 최종 좌푯값을 계산하였다. 이처럼 산출된 군사분계선 표식물의 정확도는 평면 오차가 최소 ±0.140m부터 최대 ±29.2407m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도출하였다. 군사분계선 표식물 91개의 좌푯값을 도-분-초, 십진 각도, UTM 좌표계로 표시하였고, 상대 정확도는 미터 단위로 표시하였다. 군사분계선 프로젝트 1-B 단계에서 총 91개의 군사분계선 표식물들을 측량하였다. 이 결과를 군사분계선 표식물 측량 결과 전체 목록, 즉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통합된 목록에 포함하도록 유엔사 군정위에 제공하였다. 이 전체 목록에는 2014부터 2016년까지 유엔사 군정위 주관으로 3년간 실시한 모든 측량 결과, 즉, 전체 군사분계선 표식물 1,292개 중에서 측량을 완료한 181개의 좌푯값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들 좌푯값의 상대 정확도를 산출할 수 있게 하려고 과거에 측량을 통하여 파악된 표식물들의 좌푯값을 2016년도에 측량한 좌푯값들로 최신화하였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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