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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an 01. 2022

클리프턴 패디먼, <평생 독서 계획>.

읽기와 쓰기.

40년을 꽉 채워 살았으니 이제 산 만큼 더 살아야한다. 지난 40년동안은 하기 싫은 것을 많이했다. 의미를 찾지 못했던 시간이 많았다. 싫어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돈을 벌었다. 고역이다. 의무 교육에서 의미를 배우지 못했다. 아쉽다. 이젠 하기 싫은 것은 안 할 생각이다. 의미있는 것들만 할 작정이다. 지난 40년보다 신진대사는 떨어지겠지만, 스트레스는 덜할 것이다. 남은 40년이 기대된다. 40년을 버티려면 잘 먹고 잘 살아야한다. 몸에 이로운 음식을 먹어야한다. 먹을 만큼 돈을 벌어야한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 평균 수명에 도달하기 전에 변고가 생긴다면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한 살 만큼 살고 자연사에 이르고 싶다.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으로 읽기와 쓰기를 택했다. 1년에 약 8만 권의 책이 나온다. 대한민국만 쳐도 이렇게 많다. 전 세계에 약 2백여 나라가 있다. 다 못 가본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책 한 권씩만 읽어도 시간이 꽤 걸린다. 그 나라의 말을 모르고, 알아 들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답은 고전이다. 시간의 검증을 끝낸 책들이다. <평생 독서 계획>을 쓴 클리프턴 패디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결국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배우지 못한 채 이 세상을 떠난다. 그렇지만 위대한 작가들을 잘 알고 있다면 길을 잃었다는 느낌을 갖지도 않을 것이고 당황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 이 순간의 세상에 집착하는 예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클리프턴 패디먼이 <평생 독서 계획>에 소개한 작가는 130여 명이다. 안 읽어본 책이 대부분이다. 한 달에 한 권씩 읽어도 족히 15년은 걸린다. 중간중간 번뜩이는 신간도 읽어야하니 최소 20년이 걸릴 수 있다. 3월부터 시작한다. 읽어본 책도 다시 읽는다. 패디먼이 소개한 첫 책은 <길가메쉬 서사시>이다. 2015년에 읽었다. 이 책을 두 권 가지고 있는데, 한 권은 초판이고 또 한 권은 리커버 개정판이다. 회사 선배는 리커버 개정판을 선물하고 회사를 떠났다. 3월이 되기 전까지는 강유원 선생의 고전강의를 다시 읽는다. <인문고전강의>, <역사고전강의>, <문학고전강의> 등 3권이다. <철학고전강의>는 아직 읽지 않았다.


<인문고전강의> 한 구절이다. "거듭 말하지만 어떤 시대와 인간을 철저하게 거울처럼 반영하는 것이 고전인 것입니다." 69쪽 문장은 더 나아간다. "친구에 대한 우정, 공동체에 대한 헌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태도,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통찰, 이 모든 것이 사람을 성숙하게 합니다." 209쪽 문장은 고전공부의 목적이 담겨있다.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평생에 걸쳐 해야 하는 일을 성취했을 때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행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구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네가 그 축복받은 사람들에게 오르고 싶다면, 나보다 가치있는 영혼에게 너를 맡기고, 나는 떠날 것이다."  203쪽에 인용된 단테 <신곡>의 한 곡절이다.


<문학고전강의> 180쪽 표현이다. "우리가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인과관계를 통해 뚜렷하게 해명할 수 있다면 그 사건들은 합리적인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명되지 않는 것은 고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난을 통해서 얻는 것은 지혜(sophia)이지만 이것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에게 획득되는 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는 그저 겪어봐야만 하는 일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고난을 겪음으로써 지혜에 이르는 방법을 아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겪어보자. 고전 공부도 겪어보고 앞으로 닥칠 여러 일들도 겪어보자. 지난 40년을 홀대하지 말자. 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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