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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떼엉 Nov 17. 2023

존중의 제스처

타인의 배려에 보답하려는 자세


이 시대에 귀한

타인의 관심과 애정


요 근래 목까지 올라오는 반팔 니트를 입고 다니는데요. 그래서인지 실내에서 자주 외투를 벗고 다닙니다. 수원역이었을까요. 소화제를 사러 약국에 들렀는데, 약사 선생님께서 “어휴 감기 걸리겠어요.” 라며 걱정하셨어요. 또 바람이 세차게 불던 어느 날, 소바집에서 계산을 다하고 나가는 중이었어요. 가게주인 분이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도 궂은데 조심히들어가세요.”라고 하시더라구요.


이게 참 추운 날, 유독 쌀쌀한 날에 느낄 수 있는 온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걱정 어린 염두, 더 나아가 타인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이 시대에 점점 귀하게 느껴지고 있어요.


또 최근에는 직장 동료 A와 식사를 하는 동안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어요. 제가 먹으려고 했던 반찬가지를 모두 가까이 당겨주는 게 아니겠어요. A의 세심함과 배려에 감동받았고, 어느새 저도 모르게 몇몇 반찬가지를 A 앞으로 건네주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어쩌면 배려는 타인의 선한 행동에 뒤따른, 그에 보답하려는 상호 간의 ‘존중’의 제스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추위에 대비해 마음도 채비할 시간이필요한 것 같아요. 흔히 예열을 한다고 하죠. 추위에 마음마저 얼어붙을 일에 대비해 틈틈이 온정을 불어넣어야 하는 거죠.


사람 간의 온정이 뭐 대단한 게 있을까, 싶습니다. 행인이든, 주변 사람들의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어려움과 불편함을 살피는 것. 또 그럴 때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 한번 손길을 내밀어 보는 마음이 어쩌면 온정이 아닐까 싶네요.


삭막한 도시 속에서 낭만으로 일컬을 만한 게 유달리 있을까요. 아무런 관계도, 일면식도 없지만 우연한 곳에서 마주쳐 의도치 않게 온정을 주고받는 것. 아마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발견할 수 있는 낭만이 아닐까 싶네요.


@예술의 전당

온정,

도시 속 마주칠 수 있는

유일한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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