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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언니 Jan 18. 2021

요가를 빠지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5가지 방법



‘찬드라 나마스카라 5번과 수리야 나마스카라 5번, 그리고 3분간 파드마아사나에서 명상’

새해에 시작한 아침 루틴이다. 그래 봐야 매트 펴고 마는 시간 포함해서 15분 동안, 그걸 보름 남짓 한 것인데, 이게 그렇게나 좋다. 몸에 열이 올라오면서 순환이 되는 기분에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 움츠러들지 않아 좋고, 매일 아침 움직이는 스스로가 대견해서 자존감이 쭉쭉 올라간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 끝이 없어서, “10분 수련과 3분 명상이 이렇게 좋으면, 90분 수련하고 30분씩 명상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행복할까?” 란 비교의 마음이 올라왔다. 어차피 저렇게 수련할 것도 아니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우스워서 잠깐 웃고 말았다.

김영 인도고전학교 교장은 <거꾸로 선 나무>에서 심리학자 하이트의 말을 빌려 “이성이란 코끼리 위에 탄 무기력한 기수에 지나지 않는다. 말이나 논리로는 결코 코끼리를 움직일 수 없다. 눈앞에 뭔가 들이대야 비로소 코끼리가 움직인다.” 라며 자신 안의 코끼리를 받아들이고 그 코끼리를 조련하기 위해 루틴, 그러니까 일상의례를 만들라고 했다. 이성이나 의지만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버리고 루틴과 습관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니,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이 나에게만 힘든 것은 아닌가 보다.


같은 이야기를 조금 더 과학적, 심리학적으로 푼 사람은 미국의 심리학자 웬디우드 박사이고, 이는 <해빗>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웬디우드 박사 역시 의지력으로 운명을 바꾸는 것이 아닌 습관이 작동하게 하는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추며 습관 설계 법칙 5가지를 제시한다.


그 첫 번째 법칙은 상황, 환경이다. 우리는 변화를 원할 때 동기를 찾고 의지력을 가다듬지만, 사실 행동은 주변의 압박에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쉬운 예로, 다이어트 결심이 자꾸 무너진다면 스스로를 자책할 것이 아니라 냉장고에 야채를 채워놓고, 더 돌아서라도 쿠키샵을 피해 출근하며, 브라우니를 권하는 동료를 멀리해야 한다. 현 상황을 진단하여 실행이 쉬워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얘기다.


덧붙여 인간의 삶에서 가장 거대한 변수는 주변 사람이고, 이를 ‘사회적 힘’이라고 부른다. 주변 사람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느냐가 우리의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함께 요가를 하는 친구가 있는데, 나보다 늦게 요가를 시작한 친구가 하루도 빠짐없이 셀프 수련을 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을 한다. 정말이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좋은 자극이 되어 나도 꾸준히 움직이게 만든다.


두 번째 법칙은 마찰력이다. 한 데이터 분석 업체가 스마트폰 기록을 분석해 사람들이 얼마나 먼 헬스장을 다니는지를 분석했는데, 약 6킬로미터 떨어진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한 달에 5회 이상 방문을 했으나 8.2킬로미터 떨어진 헬스장은 1회 방문에 그쳤다고 한다. '겨우 2킬로미터 차이가 유의미한가?'라는 생각이 들며 그 정도 차이는 마찰로 여기고 싶지 않겠지만 습관은 사소한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나는 위치라는 마찰력을 제거했다. 내가 요가하러 가는 곳은 침실 바로 옆 방이며 옷을 꺼내려면 꼭 들어가야만 하는 곳이다. 요가복으로 갈아입을 필요도 없이 그냥 매트 위에 서기만 하면 된다.


세 번째는 습관은 늘 똑같은 신호에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침대 머리맡에 약통을 갖다 놓고,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침대 옆 탁자에 내려놓을 때마다 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존 습관에 새로운 반응을 더하는 것은 습관을 빠르게 자동화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이 된다. 나의 아침시간은 이미 십 년 이상 루틴화 되어 의식이 개입하지 않은 채 흘러가고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욕실로 들어가서 체중을 재고, 샤워를 하고 나와, 커피를 뽑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으면 영어 선생님이 전화를 한다. 통화가 끝나면 옷을 챙겨 입고 나가는데 이것이 대학생 때부터 십수 년간 굳어진 내 루틴이다. 여기서 영어 선생님과 통화가 끝나고 옷을 갈아입기 사이에, 매트 위에 서는 신호를 슬쩍 끼워 넣었다. 마치 원래 그랬다는 듯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고 있다.


네 번째 법칙은 보상으로, 예기치 못한 보상은 우리 뇌에 도파민의 분비를 자극하고, 이는 뇌에서 습관 형성을 주관하는 영역인 감각운동성 회로를 타고 흐른다고 한다. 나는 기대에 없던 보상을 받고 아침 루틴이 더 즐거워졌는데, 보름 만에 몸무게가 1kg이 줄었다! 다이어트를 계획한 것이 아니라서 식단을 조절하지도 않았고, 요가원을 못 간다는 핑계로 그저 15분간의 루틴만을 지속했을 뿐인데, 으레 지방을 축적하는 계절이라는 겨울에 체중감량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12월에 찐 2kg 중 1kg이 빠졌다는 것은 중요치 않다. 나에게는 체중이 줄었다는 사실만 중요하다.


마지막은 반복이다. 헬스장에 한번 간 사람은 다음날에도 또 간다. 행동이 행동을 낳고 반복이 반복을 부르는 것이다. 그저 하기만 하면 점점 더 쉬워진다. 습관적 마음은 철저하게 무심한 마음이니까 그냥 권한을 위임해버리면 된다. 나아가 웬디우드 박사는 인생의 일부를 반복으로 만들어진 습관에 맡긴 뒤 그렇게 얻은 여유를 정말 중요한 일에 투입하라고 조언한다.


아직 1월이 반이나 남아있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그냥 한 번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s://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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